무적 말숙
큰곰자리 054

무적 말숙

글쓴이
김유
그린이
최미란
출간일
2021년 02월 18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88쪽
가격
10,000원
ISBN
979-11-5836-218-8
  • 주제어 친구 관계, 공감, 배려, 나눔
  • 수상 내역 북토큰 선정도서
  • 대상 연령 초등 저학년

저자 소개

  • 글쓴이 김유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습니다. 바닷마을 작업실 메리응유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림책 《마음버스》, 동화책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 《겁보 만보》, 《무적 말숙》, 《라면 먹는 개》, 《대단한 콧구멍》,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가족이 있습니다》, 《지퍼백 아이》, 인물 이야기 《이중섭》 등을 썼습니다. 

  • 그린이 최미란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어린이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집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누구 없어요?》,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돌로 지은 집 석굴암》,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말들이 사는 나라》, 《삼백이의 칠일장》, 《겁보 만보》, 《무적 말숙》, 《글자 동물원》을 비롯한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집, 잘 가꾸는 법》과 《우리는 집지킴이야!》가 있습니다. 

책 소개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아이들을 위한 유쾌하고 따스한 격려!

《겁보 만보》로 어린이와 교사에게 꾸준히 사랑 받아 온 김유 작가의 신작!


한 고개 넘고, 두 고개 넘고, 세 고개 넘어 심술딱지 떼러 가자!

 

차례

1. 말똥이 말숙이 • 4

2. 큰소리 뻥뻥 • 16

3. 무지막지 힘자랑 • 28 

4. 한 고개 넘고 • 40

5. 두 고개 넘고 • 52

6. 세 고개 넘고 • 64

7. 천하무적 말숙이 • 80

 

심술딱지 말숙이가 떴다!

말숙이는 아들만 넷인 집안의 귀하디 귀한 고명딸입니다. 처음엔 너무 작고 약하게 태어나 엄마도 아빠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하마터면 이름도 말숙이가 아닌 말똥이가 될 뻔했습니다. 아빠가 어디서 이름에 ‘똥’ 자가 들어가면 튼튼하게 오래 산다는 말을 듣고 온 탓이었지요. 다행히 엄마가 결사반대한 덕분에 끝 ‘말’ 자에 엄마 이름 박숙자의 ‘숙’ 자를 따서 말숙이가 되긴 했지만요. 

말숙이는 엄마 아빠가 삼시 세끼 따뜻한 밥을 짓고 천 가지 약초를 달여 먹인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살이 오르고 힘도 세집니다. 아니, 힘이 세진 정도가 아니라 아주 천하무적이 되지요. 세 살이 되자 온 마을이 쩌렁쩌렁 울리게 울어 대고, 다섯 살이 되자 밥상을 번쩍 들고, 여덟 살이 되자 남자아이들과 팔씨름을 해도 지지 않을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말숙이가 그 힘만 믿고 나대다 보니 친구들은 물론이고 오빠들조차 말숙이를 말똥 보듯 피하게 된 것입니다. 힘이든 목청이든 말숙이에게 밀릴 리 없는 오빠들이지만 똥이 꼭 무서워서 피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말숙이라는 녀석이 걸핏하면 오빠들, 그중에서도 가장 만만한 막내 오빠 속을 살살 긁어 놓고는 제가 불리하다 싶으면 냉큼 엄마 아빠한테 달려가 앵앵 우는 시늉을 하거든요. 그뿐인가요. 친구들과 놀다가도 제가 걸리면 아니라며 막무가내로 우겨 대기 일쑤입니다. 

온종일 있는 대로 심술을 부리다 또 혼자가 된 어느 날이었지요. 갈 곳도 없고 같이 놀 친구도 없는 말숙이는 이웃집 만보가 다녀왔다는 그곳에 가 보기로 합니다. 만보처럼 한 손에 부지깽이를 꽉 움켜쥐고서 말이지요. 세상에 둘도 없는 겁보 만보가 겁보딱지를 떼고 돌아온 그곳에서 말숙이는 무엇을 버리고 또 무엇을 얻어 올까요?  

 

천하무적 말숙이가 돌아왔다!

김유 작가의 전작 《겁보 만보》를 재미있게 본 어린이들이라면 말숙이의 귀환이 더없이 반가울 것입니다. 《겁보 만보》의 마지막 장면에서 갈림길에 섰던 말숙이가 왜 그 길에 서게 되었는지, 그 길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드디어 알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전작에서 이미 눈치를 챈 독자도 있을 테지만, 말숙이는 타인과 관계 맺는 일에 몹시 서툰 아이입니다. 저보다 힘이 센 오빠들에게는 이죽야죽 약을 올려 대다 미움을 사고, 저보다 힘이 약한 친구들은 무조건 힘으로 누르려다 외려 따돌림을 당하고 맙니다. 말숙이라고 오빠들이나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관심과 인정을 구하는 방법을 잘못 배운 탓에 바로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말숙이도 처음부터 오빠들에게 밉살맞게 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부모님이 작고 약하게 태어난 막내가 쑥쑥 잘 크는 게 그저 대견해 무조건 말숙이만 싸고돈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을 테지요. 오빠들 입장에서는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해 버린 막내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을 테고요. 말숙이는 그런 오빠들 속도 모르고 저랑 놀아 주지 않는 오빠들의 관심을 끌려고 오히려 더 미운 짓을 해 댔을 게 뻔합니다. 말숙이네처럼 다섯이나 되지 않더라도 형제자매가 있는 집이라면 흔히 있는 일입니다.   

오빠들과 부딪치며 예쁜 짓보다는 미운 짓으로 관심을 끄는 데 익숙해져 버린 말숙이가 친구 관계라고 원만할 리 없습니다. 곱게 같이 놀자고 하면 될 것을 다짜고짜 으름장부터 놓고,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심통을 부리기 일쑤입니다. 늘 저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던 만보가 온 동네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꼴도 참고 봐줄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의 절대적인 비호 속에 자란 탓에 배려하거나 양보하거나 타협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으니 그럴 밖에요. 

만보에게 세상으로 한 발짝 걸어 나갈 용기를 준 고갯길은 말숙이에게도 거칠고 딱딱한 심술딱지를 떼어 버리고 진정한 천하무적으로 거듭날 기회를 줍니다. 동네 체육관 관장님인가 싶은 산신령, 만보의 찰떡을 홀랑 빼앗아 먹으려다 이가 몽땅 빠져 버린 호랑이, 허세도 욕심도 생김새도 말숙이를 쏙 빼닮은 도깨비가 이번 이야기 속 ‘스승’들이지요. 

김유 작가는 전작 《겁보 만보》에서 그랬듯 오늘날에도 유효한 어린이의 성장 과제를 옛이야기와 맛깔스럽게 버무려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옛이야기의 미덕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오늘의 이야기로 만들어서 말이지요. 최미란 작가도 전작에 이어 ‘걸어 다니는 심술’ 말숙이를 이야기 속에서 불러내 우리 눈앞에 데려다 놓습니다. 말숙이가 고갯길에서 만나는 세 스승도 개성과 매력이 넘치지만, 이번 책의 진정한 ‘신 스틸러’는 생김새부터 억울하기 짝이 없는 말숙이의 네 오빠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의 눈과 마음을 훔치는 네 오빠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 또한 이 책을 읽는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