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 정말 어렵기만 할까?
뇌 과학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
뇌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알려지면서 ‘뇌 과학’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친구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부모님이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를 이해하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뇌’와 ‘과학’ 모두 어렵게만 느껴지고, 뇌 과학 책에 흔히 등장하는 이마엽, 마루엽과 같은 뇌의 각 부위 명칭이나 세로토닌, 엔도르핀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이름은 뇌 과학을 어렵게만 느껴지게 합니다.
‘뇌 과학은 어렵다’라는 오해를 풀고, 어린이에게 뇌 과학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기 위해 폴란드의 드림팀이 나섰습니다. 폴란드가 사랑한 뇌 과학자이자 약리학자, 교수, 그리고 대중들에게 과학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는 과학 전달자였던 예지 베툴라니 박사와 과학자와 나눈 대화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는 기자이자 작가인 마리아 마주레크가 합을 맞춰 뇌 과학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춤한 글로 풀어냈습니다. 거기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교육을 연구하는 마르친 비에주호프스키가 그림을 맡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뇌 속 구조와 개념을 유쾌하고도 직관적으로 구현했지요.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뇌 과학 나라의 앨리스》는 출간되자마자 폴란드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과학책에 수여하는 폴란드 올해의 지혜로운 어린이책에 선정되었습니다. 뇌 과학자이자 대중에게 뇌와 과학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학 전달자 장동선 교수도 ‘어른들에게도 어려울 수 있는 뇌 과학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다니!’라며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이토록 친근한 뇌 과학
이 책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어린이들이 뇌에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해 줍니다. 각 신체 기관이 서로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싸우고 있는 도입부터가 자못 흥미롭습니다. 몸속 기관들의 싸움을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각 기관이 하는 일을 알게 되고, 왜 뇌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어린이를 대표하는 앨리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어린 독자들이 책에 더 잘 몰입하게 해 주지요.
앨리스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적절하게 던져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대변하고, 뇌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서 답을 주어 편안하게 뇌 과학 지식에 접근하게 해 줍니다. 이를테면 어린이들도 실생활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예시를 들어 뇌 과학 지식을 설명하는 식이지요. 작업 기억은 주머니 속에 든 현금, 단기 기억은 은행 입출금 계좌에 든 돈, 장기 기억은 장기 예금 계좌에 넣어 둔 돈에 비유하는 식으로요.
어린아이들이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이유나 주로 여자가 언어 능력이 뛰어난 이유와 같이 가치 판단이 들어갈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아직 대뇌 겉질이 덜 발달해서라는 이유와 여자가 남자보다 좌뇌와 우뇌가 잘 연결되어 있어서라는 과학적인 이유를 들려줄 뿐 무엇이 낫고 못하다는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 점도 훌륭합니다. 오른손잡이가 많은 이유를 좌뇌가 주로 이성적인 부분을 담당해서 그렇다고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왼손잡이로 사는 일의 불편함을 헤아려 주는 점도 좋습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은 누구도, 무엇도 틀린 것이 아니고, 그저 다를 뿐이라는 다름의 가치를 배우게 됩니다.
“앨리스, 네 미래는 네 손에 달려 있어. 네가 결정하는 거야.”
1만 시간의 법칙의 과학적인 이유
우리 뇌 속에는 천억 개의 이르는 신경 세포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신경 세포들은 다른 신경 세포들과 연결되어 일을 하지요. 하지만 모든 세포가 평생 연결되어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꾸준히 쓰이는 신경 세포들만 연결이 유지되어 일하고, 쓰이지 않는 신경 세포들은 연결이 끊어져서 끝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요. 이 책은 이렇게 뇌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렸을 때 배우고 경험하는 게 왜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과학적 근거를 들어 알려 줍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화제가 되었던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반복해서 훈련하면 몸에 체득되고, 잘하게 될 거라 막연하게 생각하곤 했지요. 이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이 왜 유효한지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1만 시간을 훈련하면 신경 세포끼리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견고해져서 일을 잘할 테니까요. 이렇게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미래는 오롯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점과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넌지시 일러 줍니다.
“네가 그토록 중요하다면, 내가 널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작고 소중한 나의 뇌를 돌보는 법
이 책의 마지막에서 뇌는 어떻게 뇌를 돌봐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뇌를 잘 돌보려면 우리 몸을 잘 돌봐야 한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이 이야기가 더 힘 있게 다가오는 것은 이 책의 처음에 우리 몸의 기관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왜 중요한지 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가 있어도 그 아래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뇌가 건강하려면 우리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뇌의 말을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오늘부터라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몸에 해로운 음식은 피하고, 스마트폰 하는 시간을 줄여 봅시다. 아주 매력적이고 소중한 나의 뇌와 오랫동안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