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정했어
딱! 정했어
2016년 《용기 충전소》로 동서문학상 동화 부문 은상을 받았어요. 201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고, 2020년 서울문화재단 첫 책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어요. 쓴 책으로 〈스티커 탐정 컹크〉 시리즈, 〈기량 탐정 사무소〉 시리즈, 《용기 충전소》, 《당근 밭의 수상한 발자국》, 《무서운 문제집》, 《무서운 고백 노트》, 《딱! 정했어》 들이 있어요.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HILLS)와 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마치 보물찾기 하듯 마음에 와닿는 무언가를 스케치북에 옮기기를 좋아합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 《뻔뻔한 칭찬 통장》, 《달랑 3표 반장》, 《문제아 나깡, 퀴즈왕 되다!》, 《꼬박꼬박 저축은 즐거워!》, 《게으름뱅이 대솔이 공부에 빠지다》, 《마틸드는 쓰레기 박사》,《요리하는 이순신》, 《딱! 정했어》 들이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텔레비전이 고장 났어요!》가 있습니다.
개요
어린이의 읽기 독립을 돕는 ‘678 읽기 독립’ 시리즈 열다섯 번째 책. 엄마가 외출한 토요일 아침, 윤서와 아빠는 이걸 입을지, 저걸 입을지 결정하지 못해 고민 중이다. 옷이란 옷은 다 꺼내 놓지만, 결국 엄마가 골라 주었던 어제 옷차림 그대로 집을 나선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거 골랐다가 저거 골랐다가 하며 사장님 화를 돋우는 바람에 쫓겨나다시피 한다. 맘 편히 편의점에서 김밥이나 살까 했더니, 이건 또 무슨 일일까? 말발 좋은 사장님한테 홀딱 넘어가 등산 양말에 등산 방석에 손전등까지 산 윤서와 아빠는 등산로를 올라가다 수상한 할아버지를 만난다. 무엇이든 한 번에 결정하게 해 준다는 신비한 샘물 ‘결정수’ 얘기를 듣고, 얼떨결에 뒷산 모험(?)을 시작하는데……. 윤서와 아빠의 험난한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
뭘 먹을까, 뭘 입을까,
갈팡질팡 오락가락 아직도 고민하냐고?
아니, 한 번에 딱 정했어!
‘678 읽기 독립’ 시리즈 열다섯 번째 책은 제목부터 왠지 후련한 《딱! 정했어》입니다. 어린이 친구들이 즐겨 하는 ‘코디 놀이’ 같은 표지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끌지요. 그런데 책장을 넘겨 보면 제목과 다르게 무엇도 ‘딱!’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윤서와 아빠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엄마가 외출한 주말, 윤서와 아빠는 밖에 나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영 쉽지 않은데요. 엄마가 없으니 두 사람은 입을 옷도 고르지 못합니다. 집에 있는 옷이란 옷은 모조리 꺼내 놓지만, 윤서도 아빠도 결국 엄마가 골라 준 어제 옷차림 그대로 집을 나서지요. 점심을 먹는 것은 또 어떻고요. 식당은 줄이 가장 긴 곳으로 골라서 어렵지 않았는데, 무얼 먹을지가 고민입니다. 겨우겨우 사장님 추천 메뉴로 결정했지만, 크림 돈가스는 느끼할 것 같고 카레는 매울 것 같고……. 식당 앞은 기다리는 손님들로 가득한데, 자꾸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손님이 달가울 리 없지요. 결국 쫓겨나다시피 식당을 나온 윤서와 아빠. 김밥이라도 사려고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이번에는 사장님 말발에 넘어가 시쳇말로 ‘호갱님’ 노릇을 합니다. 두 사람은 에베레스트 등반이라도 할 모양새로 동네 뒷산에 가지요. 거기서 한눈에도 수상해 보이는 할아버지를 만나 “마시면 무엇이든 딱 정할 수 있”다는 ‘결정수’ 이야기를 듣고 귀가 솔깃해지는데요. 졸래졸래 할아버지를 따라나선 윤서와 아빠는 앞으로 얼마나 더 험난한 일들을 겪게 될까요? 정말로 할아버지가 말한 신비의 결정수를 찾아서 무엇이든 ‘딱!’ 정하게 될까요?
망설이지 않고 무엇이든 딱! 정해 주는 ‘결정수’?
김밥 두 줄과 ○○이 남은 아빠와 딸의 잊지 못할 하루
오늘 아침에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직접 골라서 입은 친구, 손? ……그렇다면 ‘결정수’가 필요한 사람, 손? 어린이들은 물론 슬그머니 손을 드는 어른들도 많겠지요. 직장인은 점심 뭐 먹을지, 주부는 저녁 뭘 만들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잖아요. 양육자가 전통적인 ‘결정수’라면, 요즘에는 챗GPT가 ‘결정수’ 역할을 하는 모양입니다. 어떤 물건을 살 때도 가격을 비교하거나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서 그 물건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인공 지능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을 보면요.
다른 사람 마음도 아니고 내 마음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마음을 정하는 게 어려울까요? 이걸 고르면 저게 더 나은 것 같고, 저걸 고르면 아까 그게 더 나은 것 같고……. 오죽하면 주인공 윤서는 옷이 나서서 먼저 말을 걸어 주면 좋겠다고 하잖아요. “오늘은 나야, 나 입어.” 하고요. 선시야 작가는 결정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 보았을 법한 상황과 감정들을 유쾌하고 실감 나는 이야기로 엮어 냈습니다. 여기에 이수영 작가의 개성 넘치면서도 밀도 높은 그림이 더해져, 독자들이 절로 이야기에 몰입하고 인물들의 마음에 공감하게 됩니다. 화가 난 식당 사장님 앞에서 빨개진 얼굴로 진땀 뻘뻘 흘리는 윤서와 아빠를 보고 있자면, 당황스럽고 조마조마한 마음이 독자의 귓불까지 달아오르게 만들지요. 그야말로 글과 그림이 찰떡같이 어울려 독자의 마음에 ‘딱’ 달라붙는 책이랍니다.
결정이 어려운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예요. 조금 더 생각하고 싶은데 빨리 결정해야 한다거나 내 결정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때는 아무래도 더 망설일 수밖에 없겠지요. 중요한 것을 결정해야 할 때는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게 맞고요. 그런데 혹시 다른 사람의 결정을 습관처럼 따르고 있지 않나요? 내 생각, 내 결정이 틀릴까 봐, 실수할까 봐 두려워서 결정을 망설이지 않나요?
바둑에서 나온 속담으로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둔다.’라는 말이 있어요. 너무 오래 고민하면 도리어 나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이 생각, 저 생각을 많이 하다 보면 더 헷갈릴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고 실수하기 싫어서 다른 사람의 결정만 쫓아가다 보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약해져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우리가, 특히나 어린이들이 몇 번쯤 틀린 답을 고르고 실수한다고 해서 절대로 하늘이 무너지거나 땅이 꺼지지는 않아요. 오히려 실수해야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지요. 때로는 틀렸다고 생각한 것이 정답일 수도 있거든요.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자신을 굳게 믿고 스스로 한 발을 내민 사람만 알 수 있답니다.
《딱! 정했어》는 입는 것, 먹는 것, 하고 싶은 것까지도 누군가가 결정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어린이와 어른이 들에게 어떠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스스로 한 결정에는 ‘보람’이 남는다는 것을 속 시원하게 일러 주는 책입니다.
6세부터 8세까지 어린이 독서 단계에 맞춘
‘678 읽기 독립’ 시리즈
문해력 전문가인 최나야 교수(서울대 아동가족학과)는 “독자가 자라면 독서 경험도 달라져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책읽는곰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678 읽기 독립’ 시리즈는 그림책에서 읽기책으로, 양육자가 읽어 주는 책 읽기에서 어린이 혼자 읽는 책 읽기로 넘어가는 6~8세 독자에게 필요한 독서 경험을 선사하려 합니다. 원고지 30~50매의 짤막한 동화에 그림책처럼 풍부한 그림을 더해, 읽는 부담은 줄이면서 읽기책 흐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독자의 읽기 단계에 맞추어 홑문장, 본딧말과 순우리말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구어체와 의성어, 의태어를 풍부하게 사용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로써 처음으로 읽기 독립에 도전하는 어린이에게 책 한 권을 읽어 냈다는 성취감을 안겨 줄 것입니다.
6~8세는 독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첫 홀로서기를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혼자 자기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두근거리는 발표 시간도 있고, 일기를 쓰기도 하지요. 엄마가 없는 학교에서 아플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이들이 겪게 될 다양한 ‘처음’을 응원하는 이야기, 나와 비슷한 친구들의 모습에서 즐겁고 유쾌하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아픈 곳, 가려운 곳은 우리 작가들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요? 지금 여기, 우리 어린이들이 경험하고 고민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기성과 신인 구분 없이 시리즈 취지에 공감하는 다양한 국내 작가들이 힘을 보태 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어떻게 읽을까, 어떻게 읽힐까를 고민하는 어린이 독자와 양육자 들을 위해 쉽고 알찬 지침이 될 만한 최나야 교수의 글을 수록했습니다. 또 책을 읽으면서 어렵다고 느낄 만한 낱말과 표현을 뽑아 단어장을 만들었습니다. 책 뒤에 실린 단어장을 살펴보며 이야기 내용도 되짚어 보고 새로운 낱말들을 내 것으로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