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이벤트] 《감정호텔》 작가 리디아 브란코비치 인터뷰

작성일
2024.03.22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19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을

사로잡은 바로 그 책!


감정 호텔의 작가

리디아 브란코비치 인터뷰

 






Q. 감정 호텔은 작가님의 어떤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일까요
작가 소개 글에서 휘몰아치는 감정과 함께한 여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었다라고 하셨는데요
작품을 구상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감정 호텔》은 제가 우울증과 싸우면서 얻은 된 결과물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그저 억누르려고만 했어요. 
그러다 보니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생겼죠. 결국 저는 제 감정을 건강한 방식으로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많은 사람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일러스트레이션과 독서 치료(문학을 활용한 심리치료)에 대한 석사 논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감정에 대해 배운 것을 나누고 싶었거든요.모든 감정은 환영받아야 하고, 우리 자신을 감정과 동일시하지 말라는 것을요.

《감정 호텔》이 저 자신에게, 그리고 바라건대 다른 사람들에게도 모든 감정을 기쁘게 받아들이도록 상기시키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설사 그 감정이 감당하기 힘든 것일지라도 말이지요.

 

Q. 작가 소개에서 베를린 문화와 사람들에게 영감을 얻는다고 밝힌 바 있으신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감을 받으시는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일상에서 주로 영감을 받으시는 편인가요?

 

저는 제 고향인 베를린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우선 제 작품 속 유별난 캐릭터들이 그렇지요

베를린에는 독특하고 괴짜 같은 사람이 많거든요베를린에서는 원하는 어떤 사람(또는 생물)도 될 수 있어요.

모든 도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베를린을 나타내는 단어는 자유일 거예요. 제 작업에도 이러한 본질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하고요.


 

Q. 슬픔분노평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들을 의인화하셨는데감정마다 캐릭터를 부여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분노슬픔사랑처럼 저에게 매우 익숙한 감정은 처음부터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하지만 불안 같은 몇 가지 캐릭터는 생각을 꽤 많이 해야 했어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특정 감정에 대한 그들의 경험을 들은 게 도움이 됐지요.

 

 

Q. 감정 호텔에 등장하는 감정 캐릭터 하나하나에 다 애정이 가겠지만그중에서도 내가 했지만 형상화를 참 잘했다 싶은 캐릭터가 있으신가요?

 

바로 떠오르는 감정은 분노입니다

제게 분노는 사나운 표정과 커다란 공간을 가졌고독일어로는 여성 대명사라는 점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분노는 감정 호텔에서 유일하게 두 장 분량을 할애한 감정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분노에 대해 혼란스럽고 무기력한 생각을 품어 왔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성은 종종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배우는데제 생각에 그건 매우 힘든 일입니다

이 책에서 묘사한 분노의 모습이 모두에게특히 여성들에게 안전한 공간에서 분노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Q. 감정 호텔을 작업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나요작업하시면서 어떤 점이 고민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텍스트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었어요

저는 시각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그 분야에서는 늘 글보다 이미지가 더 중요했거든요.

첫 원고에는 감정에 대해 배운 온갖 것들이 꽤나 산만하게 흩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운 좋게도 사랑스러운 저의 담당 편집자 Ziggy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Ziggy는 제가 혼란스러운 부분을 정리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제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아마도 세계관을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었을 거예요

호텔이 마법으로 가득 차서 약간 초현실적인 공간이 되길 바랐거든요

무척 공을 많이 들이기도 했지만가장 재밌었던 부분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네요.

 

 

Q. 작가님은 자신의 감정 호텔에 방문한 감정들을 어떻게 보살피시나요작가님의 마음속 감정 호텔에는 어떤 감정들이 자주 방문하나요?

 

저를 찾아오는 감정들이 그 순간에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들을 관리합니다그 방법이 매번 다르게 보일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좀 더 '어려운감정의 경우에는 그 감정들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도구 상자를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나면 그 에너지를 청소나 격렬한 운동을 하는 데 씁니다.

때로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를 지르거나 호흡법을 연습하기도 하고요동시에 둘 다 하면 더 효과적일 때도 있어요.

 

어떤 감정이 제 호텔을 가장 많이 찾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감정을 아주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서 다양한 손님이 자주 체크인합니다

어느 한 감정이 더 지배적이지는 않아요다만 기쁨과 사랑이 저를 가장 많이 찾아오게 하려고 애를 쓰지요.

 

 

Q. 작가님도 감정 호텔의 지배인이실 텐데요작가님께 가장 반가운 손님과 가장 까다로운 손님은 어떤 감정인가요?

 

저도 제 호텔의 매니저죠가장 기분 좋은 손님은 사랑과 기쁨입니다

분노도 집 안 청소 같은 일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하하!) 즐기게 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분노는 여전히 공포와 마찬가지로 가장 까다로운 손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감정 호텔의 지배인의 성별을 규정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여러 매체에 흔히 등장하는 콧수염이 난 중년의 남성’ 이미지는 피하려고 하신 것 같아요

(예를 들면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 같은 이미지 말이지요.) 

작품에 등장하는 지배인 캐릭터를 구상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혹은 특별히 고민한 부분이 있으실까요?

 

모든 사람이 호텔 매니저와 동일시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에 성 중립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매니저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생각했을 때 바로 떠오른 이미지는 긴 흰 머리에 빨간 모자를 쓰고 빨간 재킷을 걸친 어린아이의 모습이었지요

정말 직관적으로 떠올렸고의식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거의 거치지 않았지요

꼭 매니저가 그런 모습을 원했던 것 같아요저는 그저 그 모습을 구현하는 도구일 뿐이었죠.

 

 

Q. 감정에 호텔에 방문한 손님이라는 역할을 부여하여감정의 일시성을 표현한 점이 인상 깊습니다

감정들이 방문하는 장소를 새로운 공간으로 설정하지 않고, ‘호텔로 잡으신 이유가 있으실까요작가님의 경험에서 우러난 것인지 궁금합니다.

 

수년 전에 명상을 하다가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사실 한 편의 시가 떠올랐었는데요

처음엔 손님으로 제 집을 찾아왔다가 결국 집을 몽땅 차지하고는 저를 집 밖으로 내쫓아 버리는 감정에 대한 것이었지요

제가 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어할 때였어요그 시가 당시의 기분을 잘 표현해 줬지요.

 

몇 년 뒤에 석사 논문을 위해 감정에 관한 그림책을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감정의 집에 대한 아이디어가 다시 떠올랐어요. 

하지만 감정이 집에 침입하거나 심지어 집에 머무른다는 개념이 더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빠르게 집에서 호텔로 발전시켰지요

감정이 오고 가는 방문객이라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호텔이 훨씬 더 적합해 보였어요.

 

 

Q. 감정 호텔은 볼로냐 아동국제도서전에서 주목받은 도서이기도 한데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혹시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사실 신작 그림자 서커스를 마무리하고 있어요다음 작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시하고 싶어 하는무의식 속 어두운 측면에 대한 것입니다

다소 어둡고 신비로운 주제 같지만 사실 이야기는 꽤 재미있어요물론 약간의 마법과 미스터리도 존재하고요. ;-)

 

 

Q. 마지막으로 감정 호텔을 읽은 한국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느끼세요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느끼세요. 어떤 감정도 차별하지 말고 그 감정의 모든 영역을 경험하세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갈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느끼셔야 합니다기쁨과 사랑은 물론 슬픔과 분노도요

언젠가는 모두 지나가고 결국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감정을 받아들이고보내고그들 하나하나에 감사하는 법을 배운다면 슈퍼 인간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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