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희망이 뭐라고
큰곰자리 28

장래 희망이 뭐라고

글쓴이
전은지
출간일
2017년 04월 18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168쪽
가격
10,000원
ISBN
979-11-5836-039-9
  • 주제어 마음, 소통, 친구, 가족
  • 수상 내역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한우리열린교육 선정 도서
  • 대상 연령 3학년 이상
  • 교과 연계 통합(봄) 2-1-1 알쏭달쏭 나
    국어 3-1-1 재미가 톡톡톡
    도덕 6-1-1 소중한 나, 참다운 꿈

저자 소개

  • 글쓴이 전은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영어 교재 만드는 일을 하며 동화를 씁니다. 수아, 헌철 남매와 전쟁과 평화를 되풀이하며 살다 보니 자연스레 어린이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 《천 원은 너무해!》, 《쪽지 전쟁》, 《비밀은 내게 맡겨!》, 《가짜 일기 전쟁》, 《장래 희망이 뭐라고》, 《독서 퀴즈 대회》, 《3점 반장》, 《엄마 때문이야》, 《브로콜리 아니고 브라클리》 들이 있습니다.  

책 소개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뭐라도 될 수 있을까?” 

공부를 싫어하고 안 하고 못하는 열두 살 수아의 장래 희망 찾기!

공부를 싫어하고 안 하고 못하는 나도 장래 희망은 있어. 하지만 내 장래 희망을 들으면 친구들은 비웃고 어른들은 잔소리를 퍼부을 게 뻔해. “네가?” “정말?” “그럼 공부 좀 하지.” 하고 말이야. 잘하는 게 없는 아이는 희망도 품으면 안 돼? 현재가 아닌 장래, 절망이 아닌 희망, 나도 이제 품어 볼래! 내일 일은 아무도,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천 원은 너무해!》로 많은 어린이들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았던 수아가 돌아왔습니다. 수아는 장래 희망에 관한 글짓기를 해 오라는 숙제를 받아 들고 깊은 고민에 빠져 듭니다. 장래 희망이 없지는 않은데, 발표하기가 영 꺼려지는 까닭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아의 장래 희망은 자그마치 성형외과 의사거든요. ‘외모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과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는 거룩하고 갸륵한 의도가 있긴 하지만, 글쎄요? 공부를 싫어하고 안 하고 못하는 주제에 성형외과 의사를 운운하기는 아무래도 염치가 없습니다. 솔직히 친구들의 비웃음과 어른들의 잔소리를 감당할 자신도 없고요. 
수아는 비웃음과 잔소리를 피할 수 있는 장래 희망을 찾아서 열심히 머리를 굴려 봅니다. 선생님이 충고한 대로 좋아하고 잘하는 일도 찾아보지요. 하지만 수아가 좋아해서 남보다 잘하는 일이라고는 ‘벌렁 누워서 빈둥거리기’와 ‘슬슬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기’밖에 없습니다. 둘 다 장래 희망을 정하는 데는 아무런 보탬이 안 되는 특기랄까요 취미랄까요. 그나마 후자에 가까운 직업으로 관광버스 기사가 있긴 한데, 죽도록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자고 죽도록 싫어하는 시험을 두 번이나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단짝 친구들의 장래 희망을 참고해 볼까도 싶었지만, 이건 뭐 도무지 참고가 되지 않습니다. 지원이는 수아만큼이나 공부를 못하면서도 뻔뻔하게 대학교수가 되겠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간절히 바란다는 이유로 말이지요. 민경이는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고만 합니다. 경찰은 공부를 못해서 안 되고, 패션모델은 몸매가 안 돼서 안 되고, 요리사는 프랑스로 유학 갈 형편이 안 돼서 안 된다나요. 가족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엄마는 ‘이다음에 더 늙으면 제다이 기사가 되고 싶다’는 황당한 대답으로 짜증을 돋우고, 아빠는 희망이라는 말을 듣고 절망 가득한 답을 쏟아냅니다.  
수아는 이 아수라장 속에서 ‘검사 및 발표용’이 아닌 진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수아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을까요?

 

장래 희망은 직업이 아니라 희망!

전은지 작가는 두 아이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가르치기 위해 첫 책 《천 원은 너무해!》를 썼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교육적인 의도가 다분한 출발이었으나, 아이들과 함께한 일상을 실감나게 글로 옮기다 보니 의도를 넘어선 재미가 생겨났더랬지요. 《장래 희망이 뭐라고》 역시  이 ‘의도를 넘어선 재미’가 수시로 호흡 곤란과 배꼽 실종을 유발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그 웃음 끝에 씁쓸함이 묻어나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작가가 소리 채집하듯 옮겨 적은 아이들의 말에 지금 아이들의 현실 인식이 고스란히 담긴 까닭입니다. 아이들은 ‘장래 희망을 정할 때는 네 능력뿐 아니라 집안 형편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리 한계를 짓습니다. ‘좋아하거나 되고 싶은 걸 먼저 정한 다음에, 그게 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으면 그거랑 비슷한 다른 거로 바꾸면 되지.’라며 적당히 타협하기도 합니다. ‘장래 희망을 후진 거로 정하면 후진 사람이 되겠다는’ 뜻이라며 편견을 드러내기도 하고, ‘실내화를 만들어 팔면 부자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실내화 회사 사장이 되겠다며 배금주의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수아는 이런 친구들의 생각과 말에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바른 답을 찾아 나갑니다. 주변 어른들도 교사로 또는 반면교사로 도움을 주지만, 그래도 가장 큰 깨우침을 주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인 동생 헌철입니다. 헌철은 어린이 특유의 직언으로 수아가 겹겹이 껴입은 갑옷을 하나하나 벗겨 냅니다. 엄마의 결정적 한 마디가 수아의 가슴에 제대로 가 박힐 수 있도록 말이지요. 
“장래 희망은 지금 네가 가진 재능이나 능력으로 이룰 수 있는 미래가 아니라, 네가 꿈꾸는 미래야. 나중에 네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데, 왜 지금 네 모습을 기준으로 장래 희망을 정하려는 거야? 장래 희망의 기준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야.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고,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단하고, 현재라는 한계 안에 스스로를 가두려 드는 아이들의 가슴에도 이 말이 그대로 가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