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풀 삼총사 - 정의를 위해 싸운다!
큰곰자리 27

콩팥풀 삼총사 - 정의를 위해 싸운다!

글쓴이
유승희
그린이
윤봉선
출간일
2017년 02월 10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100쪽
가격
10,000원
ISBN
979-11-5836-036-8
  • 주제어 정의, 또래 관계, 용기, 지혜
  • 수상 내역 창비어린이 평론 현장에서 뽑은 올해의 책
    아침독서신문 추천도서
    한우리열린교육 선정도서
  • 대상 연령 1학년 이상
  • 교과 연계 통합(봄) 1-1-1 학교에 가면
    도덕 3-1-1 나와 너, 우리 함께

저자 소개

  • 글쓴이 유승희

    1963년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영국 리즈메트로폴리탄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오랫동안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다, 물리학자 너구리가 주인공인 《참깨밭 너구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동화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의인화된 동물이나 상상의 존재가 등장하는 이야기로 인간의 본성과 인간 사회의 여러 모습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글을 씁니다. 장편동화 《불편한 이웃》, 《별이 뜨는 모꼬》, 《콩팥풀 삼총사》, 《지구 행성 보고서》를 썼고, 《꽃을 먹는 늑대야》, 《야생마 길들이기》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 그린이 윤봉선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오랫동안 세밀화 그림책아기 그림책동화책을 비롯하여 다양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 왔습니다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 소박하고도 유머러스하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그림책 조금 다른 꽃눈이태극 1으랏차차씨름잡아 보아요를 쓰고 그렸으며참깨밭 너구리별이 뜨는 모꼬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 도감배운다는 건 뭘까?조선 제일 바보의 공부》 같은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소개



따로 있으면 약하지만 뭉치면 강하다! 나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곤충 삼총사의 대활약!

툭하면 친구들을 때리고, 물건을 빼앗고, 시험지를 베끼고…… 온갖 못된 짓을 일삼던 곤충반의 독재자 사마귀 앞에 풀무치가 나타났어요. 전학생 풀무치는 서로 똑같이 생긴 콩중이 팥중이와 함께 ‘콩팥풀 삼총사’를 이루고, 온갖 지혜와 용기를 짜내어 사마귀에게 당당히 맞서지요. 정의를 위해 앞장서서 싸우는 콩팥풀 삼총사와, 마침내 힘을 내어 스스로 한 걸음 내딛는 곤충 친구들의 용기를 응원해 주세요!

 

이 책의 포인트

▸아이들에게 친숙한 교실 이야기를 곤충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우화 형식으로 풀었습니다. 

▸유머러스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정의와 용기라는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았습니다.
▸넉살과 지혜로 온갖 위기를 헤쳐 가고, 친구들에게는 웃음을 주며, 
  마침내 악당 사마귀마저 포용하는 주인공 풀무치 캐릭터가 더없이 매력적입니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함께 읽고 교실 안에서 생겨날 수 있는 
  잘못된 권력 관계와 이를 바로잡을 방법에 대해 토론하기 좋은 텍스트입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왜곡된 권력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나쁜 권력과 그에 대한 저항으로도 읽힐 수 있는 다층적인 텍스트입니다.

  

콩팥풀 삼총사, 나쁜 권력에 맞서다!

곤충 반에 전학생이 새로 왔습니다. 전학생 풀무치가 “잘 부탁해.” 하고 인사를 건네자마자 아이들이 모두 헉 소리를 내며 쓰러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콩중이와 팥중이가 똑같이 생겨서 곤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풀무치까지 똑같이 생긴 탓이었지요. 콩중이와 팥중이는 친구들이 둘을 헷갈려 하는 게 싫어서 서로 소 닭 보듯이 했더랬어요. 그런데 전학생 풀무치가 무슨 수를 썼는지 어느 날부턴가 셋이서 삼총사를 이루고 뭉쳐 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알고 보니 풀무치는 서글서글하고 넉살 좋고 배려심 넘치는 매력덩어리였어요. 친구들이 헷갈릴까 “풀무치의 인사를 받아라, 얍!” 하고 먼저 제 이름을 밝히기도 하고, 콩중이와 팥중이를 설득해 ‘콩’, ‘팥’, ‘풀’이라고 적힌 모자를 각자 나눠 쓰고 다니기도 하지요. 
 그런데 전학생 주제에 이렇게 ‘나대는’ 풀무치를 탐탁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는 녀석이 있습니다. 바로 곤충반의 독재자 사마귀입니다. 사마귀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이나 음식을 빼앗고 시험 답안지를 베끼는 등 온갖 못된 짓을 일삼지만, 워낙 힘도 세고 아버지가 교감인지라 아무도 건드리지 못합니다. 풀무치도 사마귀의 심술을 피해 갈 순 없습니다. 사마귀는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풀무치를 묵사발로 만듭니다.
 친구들이 분통 터트리는 걸 가만히 듣고 있던 풀무치는, 힘보다는 꾀를 써서 사마귀를 혼내 주기로 합니다. 풀무치가 짠 계획은 이렇습니다. 먼저 셋이서 모두 ‘콩’ 글자가 적인 모자를 씁니다. 그러면 누가 봐도 셋 다 콩중이거든요. 첫 번째 콩중이가 사마귀를 한 대 쥐어박고 달아나다 무성한 풀숲에 숨어 버립니다. 사마귀가 찾다가 포기할 즈음 두 번째 콩중이가 나타나 사마귀를 또 한 대 쥐어박고 달아납니다. 아무리 힘세고 날랜 사마귀라도, 두 콩중이가 협공을 하는 데는 버텨 낼 도리가 없었지요. 세 번째 콩중이는 뭘 하고 있었느냐고요? 담임 선생님을 도와 교실을 정리하면서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었지요.
 콩팥풀 삼총사에게 완벽하게 당한 사마귀는 다음 날 바로 앙갚음하려 하지만,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당당히 맞서는 삼총사 앞에서 곧 기가 죽고 맙니다. 드디어 사마귀의 입에서 “내가 잘못했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렇게 곤충 반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듯했는데…….
 그 못된 성미가 어디 그렇게 쉽게 사라지나요. 풀 죽은 채 지내던 것도 잠시, 사마귀는 삼총사를 뺀 나머지 아이들을 슬슬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사마귀에게 크게 당한 방아깨비는 삼총사를 찾아와, 다시 사마귀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 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이야기 듣던 풀무치는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또다시 좋은 꾀를 내어 혼내 주더라도, 삼총사 없는 데서 다시 나쁜 짓 하는 걸 막을 순 없다면서 말이지요. 결국은 “스스로 이겨 내는 수밖에 없다”는 풀무치의 말에, 방아깨비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이제 곤충반 친구들은 다시 힘센 사마귀에게 굴복한 채 숨죽이며 지내게 될까요? 아니면 풀무치의 말처럼 스스로 이겨 내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게 될까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힘없는 자들의 연대

《콩팥풀 삼총사》는 100쪽이 채 안 되는 짧은 이야기지만, 간단히 요약하기엔 아쉬울 만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풀무치가 유들유들하게 사마귀의 화를 돋우는 첫 만남부터 친구들에게 선물을 뜯어내려는 사마귀의 못된 계획을 깜짝 생일파티로 바꿔 놓는 마지막 장면까지, 때로는 익살스럽고 때로는 분통 터지고 때로는 속 시원한, 게다가 깊은 생각거리까지 던져 주는 이야기들이 솜씨 좋게 펼쳐집니다. 

작품 속에서 가장 빛나는 인물은 역시 주인공 풀무치입니다. 풀무치는 나쁜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를 지녔지만, 폭력적인 저항보다는 유연한 대응과 현명한 해결책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캐릭터입니다. 또한 모든 문제를 나 홀로 떠안고 가는 고독한 영웅이기보다 ‘더불어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며, 늘 유머와 넉살로 즐거움을 주는 매력 넘치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기는, 닮고 싶고 가까이하고 싶은 친구지요.
이 이야기를 접하는 어른들에게는 곧바로 떠오르는 소설이 한 권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입니다. 사마귀는 독재자 엄석대와, 풀무치는 전학생 한병태와 고스란히 겹쳐집니다. 그런데 두 작품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콩팥풀 삼총사》는 독재를 무너뜨리고 세상을 바꿔 놓는 힘이 더 강한 권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배받던 힘없는 자들의 연대에서 온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품었다는 점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좀 더 동화답고 어린이에게 권할 만한 건강한 이야기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소설과 동화의 내포 독자나 기본 서사 구조가 다른 데서 생기는 차이가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각 작품의 창작자들이 지닌 세계관의 차이로도 읽혀 더욱 흥미롭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오랜 세월 어린이 책에 그림 그리며 살아 온 유승희 작가는 장편 동화 《참깨밭 너구리》(책읽는곰, 2015)와 《별이 뜨는 모꼬》(웃는돌고래, 2016)를 연달아 발표하며 주목받는 동화 작가로 거듭났습니다. 50이 넘은 나이에 글 쓰는 이로 변신하여 이렇게 묵직하고 개성 강한 작품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작에 등장한 물리학자 너구리와 천문학자 너구리처럼 세상이 이루어지고 작동하는 이치를 끊임없이 탐구하면서 우리 사회의 모순에도 눈감지 않고 살아 온 세월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한동안 강원도 산골에 거주하던 작가는 삶에서 자연스레 만나는 작은 생명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었고, 그러면서 떠오른 이야기,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지혜를 우화라는 형식을 빌려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유승희 작가의 전작에 그림을 그린 인생의 동반자 윤봉선 작가의 맛깔스러운 그림이 이번에도 역시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고요.
세상은 어차피 가진 자의 몫이고 돈이 곧 권력이라며 체념하는 목소리가 어린이 사회까지 지배하려 드는 현실입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구호가 광장에 넘실거리는 요즘, 아이들이 민주주의와 정의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기억하여, 더 나은 세상의 주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