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조선 소방관
천하무적 조선 소방관
홍익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금융 회사에서 일하다 뒤늦게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흥미진진한 추리로 가득한 어린이 책을 쓰느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에요. 쓴 책으로 《연이네 서울 나들이》, 《천하무적 조선소방관》, 《세상이 처음 생겨난 이야기, 창세가》 들이 있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쭉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지금도 연필이랑 물감이랑 붓이랑 놀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그림책 《꽁꽁꽁》과 《꽁꽁꽁 피자》, 《꽁꽁꽁 좀비》, 《냠냠 빙수》, 《악몽 도둑》을 쓰고 그렸으며, 《연이네 서울 나들이》, 《연이네 설맞이》, 《천하무적 조선 소방관》, 《시골집이 살아났어요》, 《아카시아 파마》, 《달래네 꽃놀이》,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시간 가게》, 《헌터걸》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소방관이 있었을까?
조선 시대에도 소방서와 소방관이 있었을까요?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조선 시대에도 소방서와 소방관이 있었습니다. ‘금화도감’과 ‘멸화군’이 바로 그것이지요. 세종 대왕 때 생겨난 금화도감은 오늘날로 치면 소방방재청이나 소방본부 같은 일을 하는 관아이자, 우리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소방 기구입니다. 성종 임금 때는 이 금화도감을 대신하여 수성금화사라는 관아가 새로 생겨났는데, 이곳에는 스물네 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불이 나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군사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관인 멸화군이지요.
오합지졸, 천하무적 멸화군으로 거듭나다!
《천하무적 조선 소방관》은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사실 ‘천하무적’과는 거리가 먼 어중이떠중이들입니다.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뜨게 생긴 떠꺼머리총각, 하고한 날 빈둥대다 쫓겨난 마당쇠, 쓸데없이 힘만 센 돌쇠와 깜상이, 키만 멀쑥하게 큰 꺽다리, 꺽다리 반 토막도 안 되는 땅딸보, 사흘에 피죽 한 그릇도 못 얻어먹은 것 같은 비실이, 거적때기를 둘러쓴 비렁뱅이까지……. 사람 구실 한 번 해 보겠다고 나선 건 가상하지만, 저래 가지고는 불귀신을 잡기는커녕 불귀신한테 잡히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싶습니다.
글 쓰는 남편, 그림 그리는 아내가 함께 만들어 낸 첫 번째 그림책
이 책은 ‘조선 시대에도 소방관이 있었나?’ 하는 작은 호기심에 그 뿌리를 대고 있습니다. 작가 고승현을 만나지 못했다면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사그라질 호기심이었지요. 작가는 터럭만 한 이야기의 싹을 황소만 하게 키워 내는 힘센 상상력과 옛 장터에서 사람을 울리고 웃기던 이야기꾼 못지않은 구수한 입담으로, 조선 시대 법전인 《대전후속록》 속에서 잠자던 멸화군을 깨워 우리 앞에 데려다 놓습니다. 물론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은 수많은 화재 관련 기록을 꼼꼼히 읽고 추려 《대전후속록》의 규정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디테일을 만들어 낸 성실함도 빼놓을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