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네 장 담그기
온고지신 06|장 담그기

가을이네 장 담그기

글쓴이
이규희
그린이
신민재
출간일
2008년 12월 01일
형태
265×245㎜ , 양장본 , 40쪽
가격
12,000원
ISBN
978-89-93242-05-8
  • 주제어 장, 고유 음식
  • 수상 내역 4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어린이문화진흥회 좋은 어린이책
    아침독서신문 추천도서
    열린어린이 권장도서
    동원책꾸러기 선정도서
  • 대상 연령 5세 이상
  • 교과 연계 통합(겨울) 1-2-1 여기는 우리나라

저자 소개

  • 글쓴이 이규희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서 교사로 일하다가중앙일보사 소년중앙문학상에 동화 연꽃등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습니다스무 해가 넘도록 어린이 책을 쓰면서 이주홍문학상세종아동문학상한국아동문학상방정환문학상어린이문화대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받았습니다지은 작품으로 왕할머니는 100가을이네 장 담그기악플 전쟁오지랖 왕자와 푼수 공주독립군 소녀 해주사람을 품어 나라를 세우다해와 달이 된 오누이엄마 엄마 이야기해 주세요어린 임금의 눈물난 이제부터 남자다아버지 없는 나라로 가고 싶다조지 할아버지의 6·25》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 들이 있습니다 

  • 그린이 신민재

    홍익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와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지금까지 《또 잘못 뽑은 반장》, 《거꾸로 말대꾸》, 《얘들아, 학교 가자!》, 《눈 다래끼 팔아요》, 《가을이네 장 담그기》, 《왕할머니는 100살》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가을이네 장 담그기》와 《얘들아, 학교 가자!》는 교과서에도 실렸지요. 쓰고 그린 책으로 《안녕, 외톨이》, 《언니는 돼지야!》, 《나무가 사라진 날》, 《어서 와요, 달평 씨》, 《도망쳐요, 달평 씨》, 그리고 《또 만나요, 달평 씨》가 있습니다. 

책 소개



천 년을 이어 온, 천 년을 이어 갈 우리 음식, 장!

장은 우리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양념이에요. 

국, 찌개, 고기반찬, 채소 반찬도 장이 없으면 제 맛이 나지 않아요. 

장은 영양 덩어리 콩을 가장 지혜롭게 먹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가을이네 식구들과 함께 반들반들 잘 여문 콩으로  

짭짤한 간장, 구수한 된장을 담가 보아요.

 

겨레의 지혜가 가득 담긴 우리 음식, 장

인도 속담 중에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즐겨 먹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뜻이지요. 입맛이란 어떤 환경에서 나고 자랐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즐겨 먹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의 기질이나 환경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하지만 햄버거, 피자, 감자튀김 같은 패스트푸드가 세계의 식탁을 평정하면서, 아이들의 입맛도 체형도 글로벌화(?) 된 지 오래입니다. 거기에 멜라민 파동까지 더해지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할 것인지가 커다란 고민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이탈리아․프랑스․미국․일본 등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각 교육’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패스트푸드에 길든 아이들의 입맛을 되돌려 건강한 식생활을 해 나가게끔 하자는 것이지요. 그런데 미각 교육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비단 건강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양한 식재료를 손수 가꾸고 요리하고 맛보다 보면 오감이 깨어나고 창의력이 발달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미각 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바로 ‘전통 음식’입니다. 전통 음식은 한 나라 한 겨레가 긴 세월에 걸쳐 쌓아 온 경험과 지혜의 산물인 만큼, 그 나라 그 겨레 사람들의 입에도 꼭 맞고 몸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입니다. 아울러 제 나라 제 겨레의 역사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 줍니다. 전통 음식을 만들어 보고 먹어 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 나라 한 겨레의 일원으로써 정체성까지 생겨나게 되는 것이지요.

《가을이네 장 담그기》는 이러한 전통 음식, 그 중에서도 우리 음식의 맛을 내는 기본양념인 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그림책입니다. 최근 ‘우주 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한 장은 고혈압, 동맥경화, 암과 같은 병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라 안팎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는 날이 갈수록 입에 대기 싫은 음식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장을 가지고 아이들 입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고, 손수 장을 담그는 가정이 줄어든 탓도 있을 것입니다. 한 번이라도 장을 담그는 과정을 지켜본 아이라면 장과 장으로 만든 음식에 좀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을이처럼 말입니다. 

 

늦가을에서 초여름까지 정성과 수고로 담그는 장

가을이네 장 담그기는 늦가을 콩을 거둬들이는 일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빠는 도리깨질을 하고 엄마는 키질을 하고 할머니와 가을이는 콩을 고릅니다. 한 해 내내 두고 먹을 장이기에 벌레 먹은 콩도 쭈그러진 콩도 모두 골라내야 합니다.
초겨울이 되자 그 콩으로 메주를 쑵니다. 온 식구가 나서서 커다란 가마솥에 콩을 푹푹 삶아 내어 절구로 쿵쿵 찧어다가 메주틀로 반듯반듯 빚어냅니다. 그 와중에 가장 신이 난 건 가을이입니다. 삶은 콩을 호호 불며 집어 먹고 으깬 콩으로 조몰락조몰락 강아지 복실이도 빚습니다. 그렇게 꼬박 하루를 바쳐 빚은 메주는 겨우내 따뜻한 방에서 띄웠다가 장 담글 때가 다가오면 처마 밑에 내걸어 볕과 바람을 쐬어 줍니다.
이른 봄, 가을이네 식구들은 할머니가 이끄는 대로 목욕재계를 하고 고사를 지낸 뒤 본격적인 장 담그기에 들어갑니다. 장독에 메주를 차곡차곡 담고 소금물을 부은 뒤 고추와 대추, 숯을 넣고 버선본을 붙이고 금줄을 두르고서야 비로소 한숨을 돌리지요.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틈틈이 볕을 쬐어 주며 두어 달을 익혀야 간장이 우러납니다. 된장은 간장을 걸러 낸 뒤 다시 한 달을 더 익혀야 하지요. 초여름이 되어서야 겨우 햇장을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가을이에게 장은 흔한 양념이 아닙니다. 식구들이 들인 정성과 노력, 시간의 결정체이지요. 그런 만큼 가을이가 장과 그 장을 써서 만든 우리 음식을 허투루 대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입니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도 다르지 않겠지요. 
작가 이규희가 이 책을 쓰면서 가장 정성을 들인 부분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장 담그는 과정을 재미나게 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다채로운 형용사를 써서 맛과 소리, 냄새를 실감나게 전하고자 했고,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절히 구사해 글의 리듬감을 살렸습니다.
화가 신민재는 가을이를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캐릭터로 재창조하여 책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아울러 늦가을에서 이듬해 초여름까지 계절의 변화와 긴 기다림을 화폭에 옮기고자 많은 애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