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어린이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었고, 지금은 어린이 책을 쓰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와 지리, 역사 등 삶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고 싶어 요리조리 궁리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소원을 그리는 아이》, 《꿈꾸는 도자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매추라기와 여우》, 《하느님은 목욕을 좋아해》, 《신부님, 평화가 뭐예요?: 문정현 인물이야기》 들이 있습니다.
꽃, 나무, 하늘, 산, 동물 같은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커다란 화폭에 담아 내는 화가입니다. 충북 음성에 있는 작업실 겸 갤러리에서 꾸준히 그림 작업과 전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그림 속 그림 찾기 ㄱㄴㄷ》,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들이 있습니다.
팔월이라 한가위 돌아오니 햅쌀밥에 햇과일에 송편, 먹을 것도 많고 소놀이에 가마싸움에 강강술래, 놀 것도 많아요.
아침마다 뽀얗게 물안개 피더니, 저녁마다 귀뚤귀뚤 귀뚜라미 울더니,
어느새 가을이 왔나 봐요.
찌는 듯한 무더위도 언제 그랬냐는 듯 저만치 자취를 감추고, 어느덧 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맑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맞으면, 사는 일에도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씨 뿌리고 김을 매며 갖은 정성으로 돌보았던 오곡백과들이 익어 가는 들판을 바라보노라면, 그 풍요로움에 우리 마음도 한없이 넉넉해집니다.
달 떠 온다 달 떠 온다, 누가 먼저 저 달 볼까 어서 가자!
옥토끼도 순이도 가슴에 담아 두었던 소원 하나씩 꺼내 달님에게 빌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여느 그림책과 달리 곱고 아기자기한 그림만은 아니라서 조금 낯선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그림은 일반 그림책 작가가 아니라, 꽃과 새, 산과 나무, 동물 같은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이김천 화백의 작품입니다. 책 속에는 폭이 30센티미터를 넘지 않는 작은 그림으로 담겼지만, 실제 그림은 모두 1미터가 넘는 대형 작품입니다. 그림책의 특성에 맞게 프레임이 변화하면서 전개되는 이 책을 넘기는 일은, 갤러리에 걸린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줄 것입니다. 충북 음성의 갤러리 겸 작업실에서 수개월 간 꼼짝 않고 작업하여 탄생한 이 ‘한가위 연작’ 그림에는 화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진 추석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편으로 개구쟁이 옥토끼가 집 안팎을 오가며 벌이는 작고 귀여운 사건은, ‘감상하는 그림’에서 느끼기 쉬운 책과 독자의 ‘거리’를 단박에 좁혀 줍니다. 주인공 옥토끼가 토실토실 여문 알밤을 발견하는 첫 장면부터, 짝사랑하는 순이에게 과일 바구니를 건네며 쑥스러워하는 장면, 추석빔을 입고 날듯이 뛰는 장면들 속에는 아이다운 행동과 몸짓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다정다감한 글과 간간이 등장하는 옛 노래들이 아름답고 풍성한 한가위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