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왔습니다!
온고지신 20|짜장면에 얽힌 다문화 이야기

짜장면 왔습니다!

지은이
진수경
감수
이정희
출간일
2017년 11월 21일
형태
220×285㎜ , 양장본 , 44쪽
가격
12,000원
ISBN
979-11-5836-062-7
  • 주제어 짜장면, 화교, 다문화
  • 수상 내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아침독서신문 추천도서
    대교솔루니 선정도서
  • 대상 연령 5세 이상
  • 교과 연계 통합(겨울) 1-2-1 여기는 우리나라
    도덕 4-2-6 함께 꿈꾸는 무지개 세상

저자 소개

  • 지은이 진수경

    한양대학교에서 영상디자인을,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림책 《짜장면 왔습니다!》를 쓰고 그렸고, 《모두의 태극기》를 그렸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즐겁게 만나고 싶습니다.  

  • 감수 이정희

    경북대학교 경제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동양사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영남일보> 기자로 활동했으며, 일본 후쿠치야마공립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근무했습니다. 지금은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과 중국 칭화대학교 화상연구센터 특별초빙연구원(교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책 소개

 

 

 

우리 문화 그림책 ‘온고지신’ 시리즈 20번째 그림책 출간!  

책읽는곰의 온고지신은 ‘우리 어린이들이 어제를 헤아리며 오늘을 살고 내일을 열어 갈 수 있도록, 어제에서 건져 올린 빛나는 것들을 오늘에 맞게 갈고 다듬어 전한다’는 가치를 걸고 시작한 우리 문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그간 국내외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좋은 책으로 인정받아온 이 시리즈의 스무 번째 책 《짜장면 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2007년 12월 첫 책 《연이네 설맞이》를 내놓은 지 꼭 10년 만의 일입니다.

온고지신 시리즈는 우리 문화의 독자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문화가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는지 그 변화까지도 아울러 담고자 해 왔습니다. 그저 박물관에 박제된 유물이나 이제는 잊힌 생활양식이 아니라 오늘날, 그리고 내일의 어린이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은 우리네 삶의 이야기까지 담으려 한 것이지요.

스무 번째 책 《짜장면 왔습니다!》은 그런 면에서 더욱 의미 있는 책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다문화’입니다. 다문화 사회가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우리 안에는 여러 이웃의 문화가 함께 녹아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짜장면’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짜장면 한 그릇에는 백여 년 전 중국에서 한반도로 건너온 화교의 이민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짜장면 왔습니다!》는 주인공 아꿍의 일대기를 통해 이제는 우리 음식으로 자리 잡은 짜장면과 여전히 우리 안의 이방인으로 남아 있는 한국 화교의 역사에 대해 들려줍니다.

 

낯선 이방인의 음식 자지앙미엔이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짜장면이 되기까지

화교는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사는 중국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건너와 산 건 고대부터지만, 한국에 화교 사회가 정식으로 생겨난 건 1882년 임오군란 때부터입니다. 조선의 구식 군대가 차별에 반대해 들고일어나자, 청나라는 조선을 돕는다는 구실로 군대와 상인들을 보냈습니다. 청나라 군대가 조선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군대에 물자를 댄다는 구실로 따라온 상인들이 조선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시작했지요. 이 사람들이 바로 한국 화교의 시작입니다. 이때 화교들은 대부분 중국 산둥 지방에서 건너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산둥은 밀가루를 이용한 면 요리와 만두 요리가 유명한데, 대표적인 면 요리가 바로 ‘자지앙미엔’입니다.

1920년대 산둥 지방은 가뭄에 홍수에 마적 떼까지 들끓어 먹고살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한반도로 건너왔습니다. 오늘로 치면 ‘난민’들인 셈입니다. 주인공 아꿍네 가족도 그랬습니다.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의 주린 배와 서글픈 마음을 채워 주던 고향 음식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신기한 음식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지앙미엔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났지요. 자지앙미엔이 퍼져 나가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게 변한 것이 바로 ‘짜장면’입니다. 6·25 전쟁 이후 미국의 밀가루 원조로 인해 정부에서 혼·분식 장려 운동을 펼치고, 공업화로 인해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값싸고 맛있는 짜장면은 최고의 외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배달 문화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짜장면은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가장 친근한 음식이 되었지요.

 

짜장면으로 나와 너, 오늘과 내일을 잇다

이제 짜장면은 ‘한국 100대 민족 문화 상징’으로 뽑힐 만큼 우리 음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짜장면을 만들어 낸 화교에 대해서는 모르쇠 해 온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짜장면은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화교들이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자 결과입니다. 화교 요리사들은 고향의 맛이 변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중국식 첨면장에 한국식 춘장을 섞어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는 짜장면을 만들려 애썼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짜장면에는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한국 화교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짜장면 왔습니다!》는 4세대에 걸친 한국 화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 아꿍과 그 가족의 삶을 통해 우리 안의 이방인을 보다 가깝게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백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을 함께 겪으며 끈끈한 가족애와 강인한 생활력, 근면함으로 낯선 땅에 자리 잡는 과정과 외국인으로 겪어야 했던 어려움까지 가감 없이 그리고 있지요.

아꿍 가족의 이야기는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모든 문화는 서로 주고받는 가운데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또 시대와 상황에 맞게 변주되면서 또 다른 풍성한 문화를 빚어내지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백 년 전보다 훨씬 다채로운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곳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와 역사, 모습을 지닌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자라날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