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퀴즈 대회
큰곰자리 34

독서 퀴즈 대회

글쓴이
전은지
그린이
신지수
출간일
2017년 11월 09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120쪽
가격
10,000원
ISBN
979-11-5836-056-6
  • 주제어 책 읽기의 즐거움
  • 수상 내역 책읽어주기운동본부 읽어 주기 좋은 책
    아침독서신문 추천도서
  • 대상 연령 3학년 이상
  • 교과 연계 도덕 3-1-2 인내하며 최선을 다하는 생활
    국어 4-2-7 독서 감상문을 써요

저자 소개

  • 글쓴이 전은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영어 교재 만드는 일을 하며 동화를 씁니다. 수아, 헌철 남매와 전쟁과 평화를 되풀이하며 살다 보니 자연스레 어린이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 《천 원은 너무해!》, 《쪽지 전쟁》, 《비밀은 내게 맡겨!》, 《가짜 일기 전쟁》, 《장래 희망이 뭐라고》, 《독서 퀴즈 대회》, 《3점 반장》, 《엄마 때문이야》, 《브로콜리 아니고 브라클리》 들이 있습니다.  

  • 그린이 신지수

    대학에서 서양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립니다. 《엄마 때문이야》, 《독서 퀴즈 대회》,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태풍에 대처하는 법》, 《건방진 장 루이와 68일》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소개

 

“나도 상이란 걸 받아 보고 싶어!” 보통 아이 수혜의 고전 읽기 대작전!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도록 상이란 걸 받아 본 적이 없어. 공부도 운동도 글짓기도 그리기도 못하는 내가 상을 타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거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상이라는 물건이 몹시 궁금해졌어.
내가 희망을 걸어 볼 곳이라고는 오로지 독서 퀴즈 대회뿐인데…… 선정 도서가 하나같이 왜 이래! 내가 정말 이 책을 다 읽어 낼 수 있을까?

5학년 수혜에게 지난 1학기부터 목표가 생겼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상장을 받아 보는 것이 그 목표지요. 상장 가장자리에 두른 금박이 진짜인지 아닌지, 손톱으로 긁으면 벗겨지는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라는데, 그럴 리가 있나요. 부모님께 칭찬도 받고 싶고, 친구들 앞에서 으스대고도 싶은 것이지요. 
하지만 공부도 운동도 못하고, 미술이나 음악에도 영 취미가 없는 수혜가 상을 타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습니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 볼 곳이라고는 독서 퀴즈 대회뿐인데, 지난 1학기 때는 선정 도서를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만 포기하고 말았지요. 조선 왕조 5백 년 역사를 한 권으로 꼼꼼하게 읽고, 몇 천 년 세계사를 한 권으로 깔끔하게 끝낸다는 책을 수혜가 어떻게 읽겠어요. 그저 2학기 독서 퀴즈 대회만 오매불망 기다릴 밖에요.
그런데 2학기 선정 도서 여섯 권도 제목을 보아하니 하나같이 ‘구리기’ 이를 데 없습니다. 여섯 권 모두 이야기책이라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요. 수혜는 설마 이야기책 두 권도 못 읽겠냐며 《걸리버 여행기》와 《홍길동전》을 빌려 오지만 그 설마가 사람을 잡습니다. 《걸리버 여행기》에는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읽은 다음 다시 합쳐서 서너 번 소리 내어 연습하지 않으면 한 번에 발음할 수도 없는 해괴망측한‘ 지명이 가득합니다. 또 《홍길동전》은 ‘아무의 천생이라 이른다.’거나 ‘일후에 다시 그런 말을 번거로이 한다.’ 같이 우리말인 듯 우리말이 아닌 듯한 대사가 가득하지요. 사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닌 걸 수혜가 몰랐던 탓이지만요.
수혜는 궁리 끝에 공부도 좀 하고 이런저런 상도 좀 타 본 김수현과 한승희에게 자문을 구합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독서 퀴즈 대회도 시험이니 시험공부 하듯 준비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아니, ‘책 읽기를 독려하고 학교 내에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대회라더니! 분노와 절망에 사로잡힌 수혜는 하는 수 없이 꼼수를 쓰기로 합니다. 친구 주희가 책을 읽고 요점 정리를 해 놓은 수첩을 빌려 달달 외우기로 한 것이지요. 물론 책은 안 읽고요. 과연 수혜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이의 마음도, 부모의 마음도 놓치지 않는 책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꼭 한 번 상을 받아 보겠다며 고군분투하는 수혜의 모습을 보면서 ‘이건 내 이야기’라고 느끼는 어린이가 적지 않을 듯합니다. 수혜가 받고 싶어 하는 상은 세상 모든 어린이가 바라는 칭찬과 인정의 다른 이름이니까요. 사실 수혜라고 꼼수를 부리는 자신이 부끄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칭찬과 인정을 바라는 마음이 부끄러움을 넘어서 버린 것을 어쩌겠어요. 

사실 수혜도 할 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게 대회의 목적이라면 아무 책이나 많이 읽은 어린이에게 상을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시나 빅풋같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 이야기, 맹독을 지닌 무섭고 신기한 동식물 이야기,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의문의 사건이나 귀신, 유령, 도깨비, 마녀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를 다룬 이야기라면 수혜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마음대로 고른 재미도 없는 책을 억지로 읽는 게 싫을 뿐이지요. 게다가 눈곱만큼도 관심이 가지 않는 성의 없는 책 제목들이라니! 이런 수혜의 항변은 부모, 교사, 그리고 책 만드는 이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만듭니다. 아마도 아이들은 속이 시원할 테고요. 

그렇다고 이 책이 아이들의 가려운 곳만 긁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혜는 선생님과 실랑이를 벌이며 책을 권하는 어른들과 책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갑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더 읽어 볼 마음마저 먹게 됩니다. 물론 동서양의 고전에서 가려 뽑았다는 선정 도서가 뜻밖에도 수혜의 취향에 딱 들어맞은 덕도 크지만요.  

주위를 둘러보면 어린이에게 책을 권하는 어른은 많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억지로 권하는 책이 싫은 어린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그럼 어떤 책이 좋으냐고 되물어 주는 어른은 드문 듯합니다. 칭찬과 인정은 받고 싶지만 노력하기는 싫은 마음까지 헤아려 주는 어른은 더더욱 드물지요. 《독서 퀴즈 대회》는 어린이에게 그런 어른의 역할을 해 주는 책입니다. 어른들이 하고 싶은 잔소리, 아니 조언까지 살짝살짝 얹어 가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