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자판기
큰곰자리 038

옛날 옛적 자판기

글쓴이
이기규
그린이
강은옥
출간일
2018년 03월 21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118쪽
가격
10,000원
ISBN
979-11-5836-078-8 77810
  • 주제어 어린이 인권, 탐욕, 반폭력
  • 대상 연령 저학년
  • 교과 연계 국어 3-1-1 재미가 톡톡톡
    도덕 3-1-1 나와 너, 우리 함께

저자 소개

  • 글쓴이 이기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그림책, 동화, 교양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학교 잘 다니는 법》, 《시험지 괴물》, 《장자 아저씨네 미용실》, 《옛날 옛적 자판기》, 《용 튀김》, 《깜장 병아리》, 《고슴도치 대작전》, 《착한 모자는 없다》, 《아빠와 나 그리고 아빠?》, 《보름달 학교와 비오의 마법 깃털》, 《당당 마녀의 중학교 공략집》 들이 있습니다. 어린이가 읽으면 가슴 후련하고, 어른이 읽으면 가슴 뜨끔한 책이 최고의 어린이책이란 믿음을 가지고 부지런히 글을 씁니다. 

  • 그린이 강은옥

    늘 설레는 마음으로 재미있는 글을 읽고 그림 그리는 일을 합니다.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SI그림책학교에서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노래로 배우는 맨처음 한국사송》, 《된장찌개》, 《공감 씨는 힘이 세!》, 《옛날 옛적 자판기》, 《왕따 선거》, 《다람쥐는 모를 거야》 들이 있습니다. 

책 소개



아이보다 더 아이다운, 어떤 어른보다 더 어른다운
이기규 선생님이 들려주는 신나고 무섭고 신기한 이야기!

어린이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 줄 신나는 이야기,
소름이 쫙 등골이 오싹 무서운 이야기, 어디서도 들어 본 적 없는 신기한 이야기,
입맛대로 골라 읽는 이야기 자판기가 왔다!

준후네 학교에는 뱀이 우글우글합니다. 교문 뱀, 복도 뱀, 교실 뱀, 화장실 뱀, 계단 뱀……. 이 기다랗고 굵다랗고 무시무시한 녀석들은 아이들을 겁주고 혼내고 벌줄 생각밖에 없는 듯합니다. 준후네 반 아이들은 뱀과 마주치면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거나 울음을 터트리거나 오줌까지 찔끔 지리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준후는 뱀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아니, 무섭지 않다고 우깁니다. 얼마 전엔 시험 감독을 하러 들어 온 교실 뱀을 발치기로 날려 버리더니, 이번엔 무섭기로 이름난 계단 뱀과 맞짱을 뜹니다. 결과는…… 이번에도 준후의 승리입니다. 계단 뱀의 굵은 몸통을 꽉 물어서 온 학교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비명을 지르게 했거든요. 엄마를 불러와서 꿀꺽 삼켜 버리겠다느니, 독니로 꽉 물어 버리겠다느니 하며 겁을 주는데 참을 수가 있어야지요. 하지만 고집불통 말썽꾸러기 준후도 두 손을 들게 만든 뱀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뱀이기에 준후를 꼼짝 못하게 만든 걸까요?(계단 뱀)
준영이와 호야는 두견산에서 오래된 자판기를 발견합니다. 홀홀홀 하고 웃는 이상한 할아버지도요.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자판기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답니다. 자판기가 놓인 자리는 원래 한 모금만 마시면 뭐로든 변할 수 있는 신비한 샘이 있었다네요. 그 샘의 영향인지 자판기에서도 신비한 음료수가 나왔다는데……. 옛날 옛적에 신비한 샘물을 마시고 나쁜 짓을 일삼던 동자승은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되었다지요. 그럼 신비한 음료수를 마시고 늙지도 아프지도 죽지도 않는 것이 되기를 바랐던 사람들은 무엇이 되었을까요? 결과를 알게 되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옛날 옛적 자판기)  
단짝 친구 하늘이와 상민이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운 뒤 그슨대를 보게 됩니다. 그슨대가 뭐냐고요? 사람의 화를 먹고 자라는 요괴랍니다. 이상한 웃음소리를 듣고 돌아보면 그때부터 보이기 시작한다지요. 그슨대는 화를 내면 낼수록 커지고 어떤 것으로도 이길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 하늘이와 상민이의 그슨대가 다인 줄 알았는데 온 학교에 그슨대가 우글우글하네요. 하늘이와 상민이는 그슨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그슨대가 보이나요?) 
  
어린이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작가가 들려주는 어린이의 목소리 
《옛날 옛적 자판기》는 초등학교 교사이자 인권 교육 활동가인 이기규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동화집입니다. ‘재미없는 공부만 잔뜩 가르쳐야 하는 학교가 싫다’고 당당히 말하는 선생님답게 아이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재미난 이야기로만 세 편을 모았지요.
첫 번째 이야기 〈계단 뱀〉의 주인공 준후는 권위나 질서 따위는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어린이입니다. 교실 뱀에게도, 계단 뱀에게도 주눅 들지 않는 준후의 태도는 어린이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어 주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사실 조금 망나니 같은 그 태도는 왜 안 되는지를 차분히 설명하는 대신 무조건 안 된다고 윽박지르는 뱀들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준후가 걷어차고 물어뜯은 건 바로 어른들 안에 도사린 뱀이지요.
그렇다고 작가가 준후를 무조건 감싸고도는 것은 아닙니다. 잘못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해 주는 것이 참다운 어른의 역할이니까요. 다만 화내고 겁주고 벌주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이 필요하겠지요. 준후도, 다른 어린이들도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억압과 불통, 불합리와 마주하며 어른이 되어 갈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 갈 열쇠가 바로 이 이야기 속에 숨어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옛날 옛적 자판기〉는 옛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사람의 이기심과 욕심을 들여다봅니다. 작가는 그 끝없는 이기심과 욕심에 제동을 걸 힘을 다른 누구도 아닌 어린이에게서 찾습니다. 이상한 할아버지가 굳이 준영이와 호야를 붙들고 자판기에 얽힌 전설(?)을 들려주는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시절 민둥산이 되었던 두견산을 그래도 아이들이 찾아들 만한 산으로 바꾸어 놓은 게 한 아이였듯, 준영이와 호야에게도 자칫 그릇된 쪽으로 흘러가기 쉬운 세상의 브레이크가 되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겠지요. 
세 번째 이야기 〈그슨대가 보이나요?〉는 요괴 그슨대를 물리치려 고군분투하는 하늘이와 상민이의 하루를 통해 폭력의 뿌리를 찾아 들어갑니다. 유치원 때부터 단짝이었던 하늘이와 상민이가 다툰 것은 순전히 경쟁심 때문입니다. 자기가 속한 모둠이 1등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함부로 내뱉은 탓이지요. 교실에서 폭력을, 또 폭력을 부르는 경쟁을 뿌리 뽑으려 행동에 나서는 하늘이와 상민이의 모습은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그럼에도 이 동화집에 굳이 ‘인권 동화’라는 딱지를 붙이고 싶지 않은 것은 의미에 앞서 재미로 독자를 무장해제 시키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