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이순신
큰곰자리 048

요리하는 이순신

글쓴이
김온
그린이
이수영
출간일
2019년 09월 30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184쪽
가격
11,000원
ISBN
979-11-5836-150-1
  • 주제어 요리, 가족애, 우정, 양성평등
  • 대상 연령 고학년
  • 교과 연계 사회 3-2-3 가족의 형태와 역할 변화
    국어 5-1-2 작품을 감상해요
    도덕 5-2-5 갈등을 해결하는 지혜

저자 소개

  • 글쓴이 김온

    아이들 가슴에 ‘한 권의 책’으로 남길 이야기를 찾아 오늘도 열심히 자판 위를 걸어갑니다. 제24회 어린이동산 중편동화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제14회 동서문학상 동시 부문에 입선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뻥침대》, 《나의 슈퍼걸(공저)》,《요리하는 이순신》들이 있습니다. 

  • 그린이 이수영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HILLS)와 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마치 보물찾기 하듯 마음에 와닿는 무언가를 스케치북에 옮기기를 좋아합니다그림을 그린 책으로 뻔뻔한 칭찬 통장달랑 3표 반장문제아 나깡퀴즈왕 되다!꼬박꼬박 저축은 즐거워!게으름뱅이 대솔이 공부에 빠지다마틸드는 쓰레기 박사》,요리하는 이순신들이 있습니다쓰고 그린 책으로는 텔레비전이 고장 났어요!가 있습니다. 

책 소개



 


껄끄러운 친구 사이도, 서먹한 가족 사이도, 

마음속 깊이 묻어 둔 아픔까지도, 

거짓말처럼 스르르 녹여 주는 요리는 마법!



요리하는 마법사가 될 거야!

한산초등학교 5학년 이순신은 할머니가 지어 준 제 이름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사람들이 이순신이라는 이름만 듣고 선입견을 갖는 것도, 순신이의 실체(?)를 알고 실망하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은 까닭입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엄친아’가 어른에다 위인인 것도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할머니는 걸핏하면 이순신 장군을 들먹이며 순신이를 닦달하지만, 사실 순신이는 공부에도 운동에도 영 소질이 없습니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남들과 부딪치는 것도 끔찍하게 싫어합니다. 

그런 순신이가 딱 하나 관심 있는 것은 바로 요리입니다. 할머니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지만, 사고로 세상을 떠난 순신이 아빠도 요리를 잘했습니다. 순신이 엄마도 그 요리 솜씨에 반해서 결혼을 결심했을 정도지요. 아빠는 가족들에게 사랑이 가득 담긴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걸 큰 기쁨으로 여겼습니다. 순신이도 아빠를 닮아 요리하는 걸 좋아합니다. 할머니의 눈을 피해 단짝 친구 아름이와 비영이에게 가져다줄 간식을 만드는 것이 요즘 순신이의 즐거움이지요. 자주 아침을 굶고 오는 두 친구는 동생 우신이와 달리 순신이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 주거든요. 

그런데 그런 순신이를 영 못마땅하게 보는 친구가 있습니다.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고, 심지어 공부까지 잘하는 유성룡입니다. 성룡이는 순신이만 보면 시비를 걸지 못해 안달입니다. 사내자식이 계집애처럼 만날 요리냐는 둥,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는 걸 굳이 만들어 와서 요란을 떤다는 둥 하면서 말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아름이와 비영이에게 주려고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통째로 가로채기도 하고, 급기야는 순신이의 소풍 가방을 훔쳐 내 쓰레기통에 처박기까지 합니다. 성룡이는 왜 이렇게 순신이에게 못되게 구는 걸까요? 순신이는 성룡이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평범한 아이들을 위한 맛깔난 응원

순신이는 요리를 좋아하는 것 말고는 딱히 이렇다 하게 내세울 점이 없는 아이입니다. 요리도 좋아하기는 하나 잘한다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꼬마김밥에 건포도, 바나나 땅콩버터 샌드위치에 핫소스, 잡채에 크림소스같이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과감히 시도하는 탓이지요. 요리에 있어서만큼은 도전 정신이 넘친다고나 할까요. 그 바람에 동생 우신이에게 ‘오빠가 해 준 스파게티보다 코딱지가 더 맛있다’는 혹평을 듣기도 합니다. 그뿐인가요.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격으로 요리 대회에 참가한 성룡이가 3위에 입상할 때 순신이는 특별상 격인 톡톡상을 수상하는 데 그칩니다.

사실 순신이의 장점은 빼어난 요리 솜씨에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누가 뭐라고 하든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 나가는 데 있지요. 순신이는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까 싶은 순둥이입니다. 할머니에게 잔소리 좀 들었다고 눈물 바람부터 하고, 성룡이가 시비를 걸어 와도 변변한 대거리 한번 못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요리에 있어서만큼은 양보가 없습니다. 할머니가 말려도, 동생이 악평을 해도, 성룡이가 비아냥거려도, 순신이는 꾸역꾸역 요리를 합니다. 아침을 거르기 일쑤인 아름이와 비영이를 위해, 소풍 도시락을 챙겨 줄 사람 없는 성룡이를 위해, 돌아가신 아빠를 위해…….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까지 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지금 당장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거나 거둘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그리고 무언가를 지극히 좋아하는 마음은 그 자체만으로 많은 것을 바꾸어 놓곤 합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순신이의 마음이 성룡이의 미움을, 할머니의 편견을, 성룡이 아빠의 무관심을, 그리고 순신이 자신의 상처를 스르르 녹여 버렸듯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