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외톨이
그림책이 참 좋아 036

안녕, 외톨이

지은이
신민재
출간일
2016년 08월 01일
형태
265×235㎜ , 양장본 , 40쪽
가격
12,000원
ISBN
979-11-5836-028-3
  • 주제어 집단 따돌림, 비밀 친구
  • 수상 내역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 대상 연령 6세 이상
  • 교과 연계 통합(봄) 1-1-1 학교에 가면
    도덕 3-1-1 나와 너, 우리 함께

저자 소개

  • 지은이 신민재

    홍익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와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지금까지 《또 잘못 뽑은 반장》, 《거꾸로 말대꾸》, 《얘들아, 학교 가자!》, 《눈 다래끼 팔아요》, 《가을이네 장 담그기》, 《왕할머니는 100살》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가을이네 장 담그기》와 《얘들아, 학교 가자!》는 교과서에도 실렸지요. 쓰고 그린 책으로 《안녕, 외톨이》, 《언니는 돼지야!》, 《나무가 사라진 날》, 《어서 와요, 달평 씨》, 《도망쳐요, 달평 씨》, 그리고 《또 만나요, 달평 씨》가 있습니다. 

책 소개

 

 

“귀신보다 더 무서운 건 친구를 따돌리는 너희들이야!” 

난 이제 외톨이가 아니야. 나한테도 친구가 생겼거든. 나만 아는 내 친구, 너희도 그 애가 보이니?

 
“우리 동네에는 아주아주 오래된 버드나무가 있어. 애들이 그러는데, 그 나무엔 귀신이 산대.” 주인공 아이는 예사롭게 학교에 떠도는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하지만 이 아이가 처한 상황은 결코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가방을 잔뜩 둘러멘 아이의 발치에는 아직 수습하지 못한 가방이 여럿입니다. 가방 주인들은 저희끼리 찧고 까부느라 아이에겐 관심조차 없습니다.
아이는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그건 가방 주인들, 그러니까 동우 패거리 때문입니다. 녀석들이 하고한 날 저를 괴롭히고도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기 때문입니다. 진짜 귀신이 있다면 저 못돼 먹은 녀석들을 가만 놔둘 리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아이는 그런 속마음을 꽁꽁 숨긴 채 잠자코 가방을 짊어지고 녀석들 뒤를 따릅니다.
비 오는 밤이면 귀신이 흐느끼는 소리가 난다는 버드나무 공터를 지날 때입니다. 다른 녀석들이 버드나무 귀신 이야기 하는 걸 가만히 듣고 있던 동우가 아이에게 제안합니다. “야, 찌질이! 너 우리 축구팀에 끼고 싶지? 이따가 비 올 때 너 혼자 버드나무에 가서 저 끈을 묶고 오면 이번 시합에 끼워 줄게.” 
동우 패거리 중 누구도 약해 빠진 이 아이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이를 희망 고문할 생각인 것이지요. 그런 동우의 속셈을 알면서도 아이는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겉으로는 동우 패거리에게 본때를 보여 주고 싶다지만, 사실은 그런 녀석들일망정 같이 어울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같이 축구도 하고 같이 떡볶이도 먹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걸어 버드나무 공터로 갑니다. 귀신 따위 없다고 큰소리 쳤지만, 아이라고 귀신이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버들가지가 흐느적거리는 모습은 꼭 귀신 머리채 같고, 버들잎이 서걱거리는 소리는 꼭 칼 가는 소리 같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것이 귀신보다 더 무섭기에 심호흡을 하고 한 발 한 발 버드나무로 다가갑니다. 그런데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흑흑 흐느껴 우는 저건…… 진짜 버드나무 귀신?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네 마음, 내가 알아줄게! 내가 네 편이 되어 줄게!

《안녕, 외톨이》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그림책입니다. 주인공 아이가 버드나무 밑에서 만난 여자아이는 정말 누구일까요? 집에 가기 싫다는 걸 보면 집안에 문제가 있는 아 이 같다가도, 이따금 독자를 향해 씨익 웃는 모습을 보면 진짜 버드나무 귀신같기도 합니다. 

이 여자아이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이야기는 달리 읽힐 수 있습니다. 외로운 아이가 비로소 제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만난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고, 이 외로운 아이의 마음을 알아줄 존재가 오로지 버드나무 귀신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지요. 그것이 무엇이든 사람은 마음을 붙일 데가 하나라도 있으면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그 하나가 마음과 더불어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요? 

신민재 작가에게도 그 하나는 사람이 아니라 일기장이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어릴 적 일기장을 뒤적거리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과 처음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화나고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을 풀 데라고는 일기장밖에 없는 아이, 제 마음을 헤아려 주고 다독여 줄 누군가가 늘 아쉬운 아이를 말이지요. 그 아이는 작가의 일기장 속에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의 등하굣길에도, 학원 오가는 길에도, 아파트 놀이터에도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모습으로 섞여 있었지요. 

작가는 그 아이가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와 놀아 주고, 아이의 얘기를 들어 주고, 아이의 편이 되어 주기로 했습니다. 아이를 대신해 짜릿한 복수(?)도 해 주고 말이지요. 그 복수의 한 가지가 바로 아이를 괴롭힐 궁리를 하는 동우의 얼굴이 아닐까 싶습니다. 귀신보다 더 귀신 같은 그 얼굴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함부로 짓밟는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추악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신민재 작가는 이 그림책을 쓰고 그리면서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어른인 자신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린 자신을 꼭 껴안고 “괜찮아. 다 지나갈 거야. 괜찮아.” 속삭여 주고 돌아온 것 같았다지요. 이 그림책이 이번엔 공간을 뛰어 넘어 같은 위로가 필요한 모든 아이들에게 가 닿기를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