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할아버지
그림책이참좋아 063

코딱지 할아버지

글쓴이
신순재
그린이
이명애
출간일
2019년 11월 30일
형태
215×270㎜ , 양장본 , 44쪽
가격
13,000원
ISBN
979-11-5836-158-7
  • 주제어 이별, 기억, 가족의 죽음, 삶의 영속성
  • 수상 내역 책읽어주기운동본부 읽어 주기 좋은 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도서
    초등 북스타트(책날개) 선정도서
  • 대상 연령 5세 이상
  • 교과 연계 통합(여름) 1-1-1 우리는 가족입니다
    국어 2-1-3 마음을 나누어요

저자 소개

  • 글쓴이 신순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철학을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에 글을 씁니다그동안 쓴 책으로 세 발 두꺼비와 황금 동전화내기 싫어나랑 밥 먹을 사람도와줘요똥싸개 탐정!지렁이 울음소리를 들어 봐!나를 찍고 싶었어!거짓말이 찰싹 달라붙었어아주 바쁜 입밤을 지키는 사람들》, 《코딱지 할아버지 들이 있습니다. 

     

     

  • 그린이 이명애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게임 캐릭터 디자인과 시사 카툰, 광고, 웹툰을 그리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해오다 우연한 기회에 그림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림책 《10초》와 《플라스틱 섬》을 쓰고 그려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으며, 나미 콩쿠르 은상과 BIB 황금패상을 받았습니다. 《잘 들어주는 개》, 《신통방통 홈쇼핑》, 《시원탕 옆 기억사진관》, 《우리 동네 택견 사부》,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라면》, 《코딱지 할아버지》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소개



오래오래 간직하고픈 할아버지와 나만의 비밀!

할아버지와 나는 둘만 아는 비밀이 많다.

할아버지가 코딱지 멀리 튕기기 검은 띠라는 거.

그 비법을 나한테만 알려줬다는 거.

그리고…… 내가 할아버지의 새 이빨이라는 거.

할아버지가 세상에 남겨 둔 새 이빨이라는 거……


진짜 좋아하는 것과 이별하는 법

민이네 할아버지는 코 파기 대장입니다. 콧구멍이 커서 코딱지도 엄청나게 나오지요. 민이는 할아버지의 커다란 콧구멍과 엄청난 코딱지가 부럽기만 합니다. 엄지와 검지로 코딱지를 돌돌 말아 톡 튕기는 모습도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습니다. 코딱지 멀리 튕기기도 태권도처럼 띠를 준다면 검은 띠도 너끈히 따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는 그 비법을 아무도 몰래 민이에게만 알려 주었습니다. 할아버지와 민이는 둘만 아는 비밀이 진짜 많습니다. 진짜 좋아하는 사이라서 그렇지요.

그런데 민이에게 코 파는 것도 잊어버릴 만큼 좋아하는 게 생겼습니다. 바로 흔들리는 앞니입니다. 혀로 쓱 밀어도 흔들흔들, 손가락으로 슬쩍 건드려도 까딱까딱…… 민이의 마음은 온통 앞니에 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간식도 다 마다할 만큼 말이지요. 껌이나 과자, 떡 따위를 먹다가 앞니가 홀랑 빠져 버리면 큰일이니까요. 

하지만 엄마는 민이의 앞니를 보자마자 곧 빼야겠다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합니다. 할아버지라면 진짜 좋아하는 것과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않는 법을 알 것도 같은데, 요즘은 통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너무 바빠서 민이를 보러 올 틈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민이는 엄마 아빠 손에 이끌려 할아버지를 만나러 갑니다. 할아버지는 왕콧구멍에 고무관을, 손등에는 주삿바늘을 꽂은 채 병원 침대에 힘없이 누워 계십니다. 저래서는 코를 팔 수도 코딱지를 돌돌 말아 튕길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민이는 할아버지의 기운을 북돋워 주기로 합니다. “내 이빨 한번 흔들어 볼래? 그 대신 딱 한 번만이야.”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손을 갖다 대자마자 그만 앞니가 쑥 빠져 버립니다. 애써 미뤄 왔던 이 이별 뒤에는 애써 외면했던 또 다른 이별이 기다리고 있지요. 민이는 진짜 좋아하는 것들과의 이별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떠난 이들이 남겨 둔 것들 

신순재 작가는 여러 해 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이 글을 썼습니다. 어린 딸이 할아버지와 좀 더 많은 것들을 공유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담아 쓴 글이었지요. 어린 손녀와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는 할아버지를 그린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글로 가장 큰 위로를 받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작가 자신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누구도 사랑하는 이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이별 뒤의 삶을 견디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신순재 작가에게는 어린 딸 안에, 그리고 자신 안에 남은 아버지의 흔적이었던 모양입니다. 어린 딸이, 그리고 자신이 그 흔적을 품은 채 뚜벅뚜벅 살아 내는 것이야말로 떠난 이에 대한 최고의 공양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나아가 앞으로도 수많은 이별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 갈 어린 딸과 독자들에게 그런 이별 또한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라고 귀띔해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젖니가 빠지고 간니가 돋듯 그런 이별을 딛고 더 단단하게 성장해 가기를, 그리고 이 유한한 삶의 매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기를 빌어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처럼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 어제 죽어 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말이지요. 

이명애 작가가 이 책을 노랑으로 가득 채운 까닭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싶습니다. 이 책의 노랑은 길건 짧건 저마다의 한 생을 충실히 살아 낸 이들의 어제를 기리는 색이자, 그 위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꽃으로 피어날 아이들의 내일을 축복하는 색입니다. 그사이에 이별이라는 겨울이 잠시 끼어들지라도 봄은 또 어김없이 찾아올 테니까요. 두 작가가 따로 또 같이 여러 해를 품어 온 이 책이 이별이라는 힘든 겨울을 지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주기를 바라 봅니다. 

 

주요기사

[부산일보]2019-12-05 할아버지는 “사랑한다”면서 왜 떠나려고 하나요?

[동아일보]2020-01-04 할아버지와 코딱지 튕기기 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