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잡는 안경
튼튼곰 09

유령 잡는 안경

지은이
김진희
해설
김영아
출간일
2020년 07월 27일
형태
210×265㎜ , 양장본 , 44쪽
가격
13,000원
ISBN
979-11-5836-191-4
  • 주제어 두려움, 용기, 마음, 유령
  • 대상 연령 3세 이상

저자 소개

  • 지은이 김진희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한 뒤 광고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그림책을 만들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립니다. 2016년 마법 식당-나와라 황금똥!으로 제1회 비룡소 캐릭터 그림책상 우수상을 받았고 유령 잡는 안경, 마녀 라나, 친구를 찾다》, 알록달록 색깔 음식을 쓰고 그렸습니다. 그밖에도 신나는 열두 달 글쓰기 놀이초등학교 1학년 우리말 우리글장미꽃이냐할미꽃이냐야차비밀의 문을 열어라!》를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인스타그램 @cosmochild79 

  • 해설 김영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상담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서울기독대학교에서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과정을 밟은 뒤 이화여자대학교 평생 교육원, 영남사이버대학교, 한세대학교 치유 상담 대학원, 전국 교육 연수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독서로 치유하는 내 안의 그림자’라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해 왔습니다. 《그림책으로 아이 마음 읽어 주기 엄마 마음 위로하기》, 《내 마음을 읽어 주는 그림책》, 《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를 비롯한 여러 책을 썼습니다.   

책 소개



겁 많은 어린이를 위한 특급 처방전!


나는 겁이 많아. 어쩌다 집에 혼자 있을 때면 방마다 불을 다 켜 놓아야 해.

끈적끈적한 여름밤에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자.

커튼 뒤에서, 문틈에서, 침대 밑에서 유령이 불쑥 튀어나올지도 모르잖아.

그런데 벼룩시장에서 이상한 걸 봤어. 유령 잡는 안경이라나 뭐라나.

이 안경을 쓰면 정말 유령을 물리칠 수 있을까?


뭐, 유령 잡는 안경이 있다고?  

“나는 머리 감는 게 정말 싫어. 끈적끈적한 여름밤에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자. 어쩌다 집에 혼자 있을 때면 방마다 불을 다 켜 놓아야 해.” 주인공 아이의 고백에 “나도! 나도!”를 외칠 어린이들이 적지 않을 듯합니다. 커튼 뒤에서, 문틈에서, 침대 밑에서 무언가 불쑥 튀어나와 나를 덮칠 것 같은 그 기분을 어른들은 왜 몰라주는 걸까요? 

홀로 두려움에 시달리던 아이는 벼룩시장에서 마음을 잡아끄는 물건을 발견합니다. 바로 ‘유령 잡는 안경’이지요. 안경을 쓰면 나타나는 커다란 장갑으로 유령을 꽉 붙든 뒤 10초만 기다리면 끝이라는데……. 솔깃해진 아이는 가진 돈을 탈탈 털어 유령 잡는 안경을 장만합니다. 

하지만 유령 잡는 안경이 있어도 무섭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발끝이 어쩐지 간질간질한 것 같아 안경을 썼더니…… 정말로 유령이 보입니다! 하나…… 둘…… 셋…… 탁! 설명서에 나온 대로 유령을 꽉 붙들고 열을 세었더니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긴 하네요. 

그런데 다음 날 밤에도 또 유령이 찾아옵니다.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없애버리려 했더니, 유령이 묘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아니겠어요. “히힛, 없애 봤자 소용없어. 우린 다시 돌아올 거니까.” 아이가 펄쩍 뛰며 왜냐고 묻자, 유령은 히죽거리며 대답합니다. “내가 우릴 불렀잖아, 히힛.” 아이가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유령의 말을 곱씹을 때입니다. 갑자기 유령 잡는 안경이 깜빡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유령들을 물리치고 편히 잠들 수 있을까요?

 

유령을 잡는 건 안경이 아니라 마음               

“뭐가 무섭다고 그래?” “하나도 안 무서워.” “우리 〇〇이는 정말 씩씩해.” 아이들이 두려움을 호소할 때 양육자들이 흔히 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부정당하거나 용기를 강요당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홀로 두려움과 맞서게 되지요.   

아이들이 두려움을 호소할 때 가장 먼저 해 줘야 할 것은 그 두려운 마음을 알아주는 일입니다. “그래, 무서웠구나.”, “정말 무서웠겠네.”, “맞아, 무서울 수 있어.” 하고 말이지요. 그런 다음 그 실체 없는 두려움에 실체를 부여해 줘야 합니다. 두려움의 대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친근한 이름을 붙여 부르다 보면 두려움의 크기가 절로 줄어드는 까닭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 아이가 유령 잡는 안경으로 유령의 모습을 확인하고, ‘구석 유령’이니 ‘침대 유령’이니 ‘틈새 유령’이니 하는 이름을 붙여 준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두려움은 책 속의 유령 무리처럼 작아졌나 싶다가도 다시 커지고 사라졌나 싶다가도 다시 나타나곤 합니다. 두려움을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다름 아닌 내 마음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좀처럼 떨쳐낼 수 없는 까닭이지요. 

《유령 잡는 안경》을 쓰고 그린 김진희 작가도 주인공처럼 겁이 많은 아이였다고 합니다. 다 자란 뒤에도 두려움 때문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지요. 두려움을 다스리는 법을 익히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지금은 두려움 없이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진희 작가는 어린 시절 자신처럼 두려움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이 책을 기획했습니다. 두려움은 대개 실체가 없어 남들에게 이해나 도움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이지요. 이 작가의 바람처럼 홀로 두려움과 맞서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중앙일보]2021-07-29 [아이랑GO] 이래도 안 무서워?…책으로 여름 무더위 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