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분실물 보관소_인해와 말랑이1
그림책이 참 좋아 032

이상한 분실물 보관소_인해와 말랑이1

지은이
김영진
출간일
2015년 10월 15일
형태
220×275㎜ , 양장본 , 48쪽
가격
12,000원
ISBN
979-11-5836-009-2
  • 주제어 기억, 공감, 배려, 가족애
  • 해외 수출 중국, 대만
  • 수상 내역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
  • 대상 연령 4세 이상
  • 교과 연계 통합(여름) 1-1-1 우리는 가족입니다

저자 소개

  • 지은이 김영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서울 잠실에서 자랐습니다. 올림픽 공원이 아직 산동네이던 시절, 잠실 국민학교를 다녔지요. 그림으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그림책《노래하는 볼돼지》, 《엄마를 구출하라!》, 《싸움을 멈춰라!》, 《꿈 공장을 지켜라!》, 《이상한 분실물 보관소》,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엄마의 이상한 출근길》, 《두근두근 편의점》, 《오싹오싹 편의점》,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친구 사귀기》, 《틀리면 어떡해?》, 《야구장 가는 날》, 《걱정이 너무 많아》 들을 쓰고 그렸습니다. 

책 소개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아이 인해와 

갓난아기 적부터 그 곁을 지켜 온 인형 말랑이가 펼치는

두근두근 짜릿짜릿 가슴 뭉클한 판타지의 서막!

인해가 가장 아끼는 인형 말랑이가 사라졌어. 
말랑이는 갓난아기 적에 할머니가 만들어 준 인형이야. 
둘은 지금껏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지. 
인해가 말랑이를 찾아 헤매는데, 놀이터 옆 정자에 못 보던 간판이 붙어 있는 거야. 
이루리아 분실물 보관소! 저기 가면 말랑이를 찾을 수 있을까?

인해는 어릴 적부터 소중하게 간직해 온 인형 말랑이를 찾으러 ‘이루리아 분실물 보관소’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놀이터 옆 정자가 언제 분실물 보관소로 바뀌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이지요.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선 그곳은 또 문으로 가득한 방입니다. 방 안에선 판다를 닮은 아저씨가 서성이고 있습니다. 아저씨도 인해처럼 잃어버린 것을 찾으러 왔다는데, 지금은 뭘 잃어버렸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말이지요. 
하지만 방금 이곳에 온 인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청포도 사탕을 먹으면 기운이 난다던 할머니 말을 떠올리며 사탕 한 알을 건네는 게 고작이었지요. 아저씨는 사탕을 입에 넣더니 그리운 기억을 떠올린 듯합니다. 그 순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지요. 문으로 가득하던 방이 청포도 밭으로 바뀌고 아저씨가 들어갈 문이 나타난 것입니다. 인해가 들어갈 문도 함께요.
다음 문 너머에서 인해는 덩치가 산만 한 언니를 만납니다. 언니는 방 안 가득한 책을 다 먹어야 제가 찾는 문이 나타날 거라고 믿습니다. 인해는 맛도 없는 책을 꾸역꾸역 먹고 있는 언니가 가엾어 아끼던 동물 젤리를 내줍니다. 언니가 젤리 한 봉지를 한입에 털어놓고 길게 기지개를 켜자, 또다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지요.
그다음 문 너머에선 말라깽이 오빠가 바다에 가로막혀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바다를 건널 수단이 없는 게 아니라, 건널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인해가 건넨 마지막 간식, 사과 맛 캐러멜은 오빠에게도 마법을 보여 줍니다. 오빠는 그 마법에 힘입어 인해와 함께 바다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빠의 문이 아니라 인해의 문이 먼저 나타납니다.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새빨간 사과에 말이지요. 이 어여쁜 문 너머에선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번에야말로 말랑이를 만날 수 있을까요?

 

기억을 딛고 기억을 쌓으며 성장하는 아이들

《이상한 분실물 보관소》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영진 작가는 출산한 딸에게 줄 미역국과 흰밥, 나물 반찬이 든 보퉁이를 안고 거리를 헤매던 치매 할머니의 사연을 듣고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렇듯 잊고 싶지 않은 기억, 잊을 수 없는 기억,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이 있게 마련입니다. 인해에게는 아마도 바쁜 엄마 아빠를 대신해 자신을 돌봤을, 하지만 지금은 세상에 없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그것인 듯합니다. 말랑이는 그 기억의 결정체인 셈이지요. 

인해가 분실물 보관소에서 만난 사람들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을 잃어버린 이들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그러니까 나를 나이게 하는 기억을 말이지요. 인해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건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남긴 ‘선물’ 덕분입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고 도우려는 마음, 그러니까 ‘공감과 배려’의 마음이지요.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은 인해에게 그밖에도 많은 소중한 기억을 남겼을 것입니다. 그 기억은 인해가 평생을 살아가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억에만 꽁꽁 묶여 있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인해가 이루리아 분실물 보관소에 온 것은 아마도 그 기억의 속박에서 풀려나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인해는 이곳에서 새로운 기억을 얻어 가게 됩니다. 엄마 아빠도 할머니 못지않게 인해를 사랑해 왔다는 기억이지요. 이 새로운 기억은 인해의 등을 떠밀어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이로써 인해도 할머니와 함께한 기억 위에 새로운 기억을 쌓으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지요.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뀐다!

《이상한 분실물 보관소》는 인해와 말랑이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의 서장입니다. 그리고 전작 ‘나로와 펄럭이’ 시리즈와 함께, 김영진 작가가 벽돌을 쌓듯 하나하나 쌓아 가고 있는 ‘이루리아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비록 ‘나니아 연대기’나 ‘오즈의 마법사’의 세계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그림책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지요. 아직 그림책에서는 누구도 해 보지 않은 시도이기에 작가 스스로도 이 세계의 전모를 다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김영진 작가가 이 세계를 통해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아주 명확합니다. 바로 어린이들이 지닌 마음의 힘이지요. 나로가 상상력으로 제 세상을 바꾸었다면, 인해는 공감과 배려로 제 세상을 바꾸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타날 또 다른 아이는 또 다른 마음의 힘으로 제 세상을 바꾸어 가겠지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도 자신이 지닌 마음의 힘을 발견했으면, 그리고 그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 갔으면 하는 것이 작가의 바람입니다. 나로와 인해라는 두 주인공의 이름에도 그런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뀐다! 아이들이 이 이름을 오래 기억해 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