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와 황천행 돈가스
큰곰자리 059

하다와 황천행 돈가스

글쓴이
김다노
그린이
홍그림
출간일
2021년 09월 15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100쪽
가격
10,000원
ISBN
979-11-5836-263-8
  • 주제어 허세, 도전, 우정
  • 대상 연령 초등 저학년

저자 소개

  • 글쓴이 김다노

    아홉 살은 멋진 나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태어나 한 자릿수 나이로 사는 건 9년밖에 안 되거든요. 아홉 살은 그중에서도 마지막 한 자릿수 나이고요. 날이 갈수록 어릴 적 기억이 옅어져서 아쉬워요. 동화를 쓰면서 새로운 기억을 덧대고 있습니다. 201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분으로 등단하고, 2019년 제1회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어요. 동화 《나중에 엄마》와 《비밀 소원》, 《아홉 살 하다》를 썼습니다. 

  • 그린이 홍그림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한국 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이름처럼 그림을 그리며 삽니다. 그림책 《조랑말과 나》,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쓰고 그렸으며, 〈꼬마 너구리 요요〉, 〈출동, 고양이 요원 캣스코〉 시리즈, 《바이올린 유령》, 《열두 살 장래 희망》, 《열 살 달인 최건우》, 《아홉 살 하다》, 《하다와 황천행 돈가스》 , 《졌다!》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소개



나다움 어린이책 창작 공모전 대상 수상 작가 

김다노 신작 《아홉 살 하다》 그 두 번째 이야기

자신만만 캡하다 아홉 살 인생 최대 위기를 맞다!


“캡하다가 아니면 어때! 줄넘기 좀 못 하면 어때! 하다는 하다인걸.”

어느새 한 뼘 더 자라 2학기를 맞은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달콤 쌉싸래한 응원!

조금은 설레고 조금은 서먹한 마음으로 2학년 1학기를 맞았던 하다가 어느덧 2학기를 맞았다. 봄과 여름을 지나는 사이에 한 뼘 더 자란 것은 키만이 아닌 모양이다. 넉살과 허세도 한 뼘 더 자랐다.

하다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캡하다’로 통한다. ‘캡틴’의 ‘캡’이 아니라, ‘캡사이신’의 ‘캡’이라는 게 함정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기분만은 2학년 진리반의 캡틴이 된 것 같다. 급식에 매운 반찬이라도 나오는 날이면 식판을 들고 제 앞에 줄줄이 늘어서는 친구들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그 재미에 매워도 맵다는 말을 못한다. “어휴, 이건 좀 뜨겁네!” 하며 물을 홀짝일 뿐이다. 그런 하다에게 친구들은 학교 앞 ‘어서와 분식점’의 ‘황천행 돈가스’에 도전해 보라는데……. 그냥 딱 봐도 먹으면 황천 가게 생긴 이 돈가스 먹기에 도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다의 귀여운 허세는 과연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까?(하다와 황천행 돈가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뼘 더 자란 것이 또 있다. 전판 《아홉 살 하다》에서 하고 한 날 아웅다웅하던 예원이와의 우정이다. 예원이는 황천행 돈가스를 먹기 싫어하는 하다의 마음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다. 하다도 예원이에게만큼은 그 마음을 들켜도 아무렇지 않다. 다른 친구들이 온통 공짜 떡볶이에 마음이 팔려 있을 때 하다의 생사(?)를 걱정해 주는 유일한 친구도 예원이다. “어휴, 마음대로 해라. 먹고 죽어도 난 몰라.” 말은 이렇게 해도, 하다가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을 때 거침없이 등짝 스매싱을 날려 구해 주기도 한다. 이 달콤 쌉싸래한 우정의 맛을 다른 아홉 살들도 조금은 알게 되었을까?

예원이의 매력은 하다가 줄넘기 인증서 때문에 속앓이를 할 때 또 한 번 제대로 터져 준다. 하다는 진리반에서 저 혼자만 줄넘기 인증서를 못 받은 걸 알고 충격에 빠진다. 이번에도 해결책은 엄마 아빠에게서 배운 그것! 하다는 부랴부랴 ‘줄넘기 재능 기부 할 사람 찾습니다’를 써서 게시판에 붙인다. 그리고 다행히 진리반에서, 아니 2학년 중에서 줄넘기를 제일 잘하는 재천이가 걸려든다. 간섭쟁이 예원이가 이런 재미난 일에 빠질 리 없다. 요즘은 기부가 아니라 ‘기브 앤 테이크’라며 훼방을 놓는 듯하더니, 나중엔 제가 더 하다의 줄넘기 과외(?)에 열을 올린다. 언제나 계산은 분명한 예원이니까 하다가 그놈의 고양이 도감 베끼는 일을 거드는 조건을 내걸긴 하지만 말이다. “하다가 성공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못 가!” 하고 기염을 토하는 예원이를 보면서 하다는 ‘찐우정’을 느낀다(하다와 줄넘기).

친구들과 투닥거리는 동안 하다는 줄넘기 인증서가 하나도 안 중요해진다. 그까짓 인증서 받으면 어떻고 못 받으면 또 어떠랴. 친구들과 함께 하는 지금으로 온 마음이 가득한데 말이다. 물론 아직은 그 ‘지금’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단 한 번뿐인 지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어느덧 시간은 흘러 겨울 방학식 날, 하다와 예원이, 재천이만 빈 교실에 남았다. 며칠 전부터 하다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져와 선생님과 친구들 사진을 찍어 주었는데, 그 사진을 셋이 같이 게시판이 붙여 두기로 한 것이다.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주는 종업식 선물로 말이다. 그런데 사진을 하나하나 붙여 가다 보니 세 친구만 사진을 안 찍었다. 다행히 필름도 세 장이 남아 있다. 하지만 하다와 예원이와 재천이가 아무 말썽 없이 넘어갈 리 없다. 하다와 예원이가 서로 셔터를 누르겠다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필름 한 장을 날려 먹고 만 것이다. 어떻게 해야 가장 공평할지 고민하던 세 친구는 제천이의 제안대로 셋이 같이, 하다의 제안대로 귀신이 나온다는 미술실에서 사진을 찍기로 한다. 학교에서 귀신을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 때문이다, 세 친구는 바라던 대로 미술실에서 귀신을 만나게 될까? 귀신을 만나서까지 빌고 싶은 소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하다와 미술실 귀신).

이 이야기에서 무엇보다도 절묘한 점은 하다가 가져온 것이 하필 폴라로이드 카메라라는 사실이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흐려진다. 먼 옛날 카메라 광고처럼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기 위한 사진이지만 영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 친구가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일 것이다. 지금은 봄에서 여름까지, 그리고 가을에서 겨울까지 차곡차곡 쌓아 온 ‘지금’의 조각들로 세 친구 모두 충만하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그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