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보통날의그림책 01 | KOMOREBI, SOBREMESA, GEZELLIG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지은이
마리야 이바시키나
옮긴이
김지은
출간일
2022년 06월 08일
형태
226*286㎜ , 양장본 , 48쪽
가격
15,000원
ISBN
979-11-5836-344-4
  • 주제어 연대감, 위로, 치유, 희망
  • 대상 연령 전 연령

저자 소개

  • 지은이 마리야 이바시키나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의 작가입니다.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 2020년에 독립 출판사를 열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을 시작으로 그림책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으며, 상하이 국제아동도서전에서 황금바람개비상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습니다. 

  • 옮긴이 김지은

    서울에서 태어나 좋은 어린이책을 읽고 평론을 씁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학생들과 그림책과 아동청소년문학을 연구합니다. 평론집 《거짓말하는 어른》, 《어린이, 세 번째 사람》을 썼으며,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을 함께 썼습니다. 그래픽노블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너와 나의 빨강》, 그림책 《괜찮을 거야》,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할머니의 뜰에서》, 《도시에 물이 차올라요》, 《사랑 사랑 사랑》, 《인어를 믿나요?》, 《쿵쿵이와 나》, 동화 《여덟 공주와 마법 거울》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책 소개



어느 보통 날 당신의 마음에 스미는 한 권의 그림책.

책읽는곰이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쉼표와도 같은 그림책을 선물합니다.

 

‘보통날의 그림책’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세계 17개국 71개 단어들이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

그 낯설고도 아름다운 이국의 말이 건네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기대와 설렘!


뮤지션 선우정아 ‧ 뮤지션 요조 ‧ 작가 최혜진 추천!


아득히 먼 곳에 이끌리는 마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

누군가 또는 무언가와 갑자기 사랑에 빠졌을 때 오는 숨 막히는 느낌……

한 단어로 옮길 수는 없지만 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먼 곳에서 온 말들……


추천사

살다 보면 감정과 생각이 온갖 모양으로 덩어리지곤 한다. 노래를 듣다가 내 덩어리와 비슷한 것을 만났을 때 느껴지는 환희는 정말 강렬하다. 외로움이 있던 자리에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힘이 들어찬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노래를 자주 만날 수는 없다. 그래서 음악 곁을, 영화 곁을, 책 곁을 계속 서성인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수많은 인생들이, 수없이 긴 시간에 걸쳐 진주처럼 빚어 놓은 이름들이 이 책에 모였다. 취향과 상관없이 이미 겪었기에 완벽히 이해되는 말들과 아직 겪지 않았기에 더 곱씹어 봐야 하는 말들이다. 나의 고독, 공허, 불안, 조급함이 나와 함께 책을 읽었다. 책에 모인 여러 삶들이 너만이 아니라고, 그러니 괜찮다고 노래해 주었다.

_ 선우정아(뮤지션) 


우리에게는 아주 옛날부터 ‘명명의 쾌감’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아름다운 것들에는 이름이 더 빨리 붙었을 것이다. 당신과 내가 태어나자마자 이름이 생겼듯이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지목하고, 명명하고, 생의 의미를 이어 나간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우리의 또 다른 쾌감, ‘명명의 쾌감을 공유하는 쾌감’에 사로잡혀 읽는 내내 두근거림을 거둘 수가 없었다. 차분한 그림 위에 놓인 낯선 나라의 철자로 적힌 이름들이 전부 내가 알고 있는 아름다움이라니. 그게 너무 재미있고 신기해서 크게 소리 내어 웃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울 것도 같다. 이 마음에도 이름을 붙이고 싶다.

_ 요조(뮤지션, 작가) 


‘헤젤리흐’라고 소리 내 읽어 본다. ‘초로스’, ‘에테르포클록스카프’, ‘카푸네’라고도 소리 내 본다.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에서 소개하는 71개의 단어는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상황을 뜻하는 이국의 낱말들이다. 그림책의 글은 낭독할 때 진가를 알 수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다. 태어나 처음 발음하는 낱말의 파동과 울림에 귀 기울이면서 펼침면을 가득 채운 수채화에 시선을 던지는 순간, ‘그곳’에 도착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이들이 사는 곳, 대충 뭉개지 않고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곳, 한마디로 딱 잘라 설명할 수 없는 구구절절한 마음이 제자리를 찾는 곳, 사소한 느낌까지도 귀하게 대접받는 곳. 이 세계 어딘가에 이런 낱말을 일상적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가 너무 많이 외로워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_ 최혜진(작가, 에디터) 



좀처럼 이름 붙일 수 없었던 

당신의 감정에 이름을 달아 주는 이국의 말들,

그 낯설고 아름다운 말이 건네는 공감과 연대의 인사!

사람은 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모국어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헤아리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국어 단어로도 좀처럼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느낄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미묘한 감정을 정확히 나타내는 외국어가 있다면 어떨까요?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은 다른 언어권에서는 한 단어로 설명하지 못하는 감정이나 상황을 정확히 나타내는 세계 17개국의 단어 71개를 모아 만든 그림책입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을 뜻하는 영어 ‘히라이스’, 잃어버린 기회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독일어 ‘토아슈르스파니크’,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주는 고양감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헤젤리흐’, 좋은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황홀감을 뜻하는 이집트어 ‘타라브’, 다른 사람의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내가 느끼는 수치심을 나타내는 핀란드어 ‘뮈오타하페아’……. 마리야 이바시키나가 모아 놓은 이 단어들은 좀처럼 이름 붙일 수 없었던 당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 줍니다.

모국어로도 좀처럼 설명하기 힘든 내 감정을 정확히 나타내는 외국어를 만난다는 것은 몹시도 경이로운 경험입니다. 가장 가까운 이들조차 몰라주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를 만난 듯 기쁘고 설레는 일인가 하면,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과 우리가 삶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서로 이어져 있음을 확인하는 가슴 벅찬 경험이기도 하지요.

우리말로는 한 구절 또는 한 문장으로 설명해도 모자랄 감정이나 상황을 한 단어로 만들어 일상적으로 써 온 그들의 정서나 문화를 짐작해 보는 것 또한 이 책을 보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에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뜻하는 ‘고모레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리스에는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서 들려오는 소리와 풍경을 즐기는 일을 뜻하는 ‘볼타’라는 단어가 있지요. 스페인에는 함께 식사를 마친 뒤에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고 빈 접시를 앞에 둔 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리키는 ‘소브레메사’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스웨덴에는 세상으로부터 숨고 싶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 찾는 곳을 가리키는 ‘스물트론스텔레(딸기밭)’이라는 단어가 있지요.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가리키는 우리말 ‘윤슬(물비늘)’도 그런 단어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이 책을 펼쳐 읽는 일은 이 어여쁜 단어들을 빚어낸 사람들의 마음을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에, ‘햇살에 반짝이는 잔물결’에 이름을 붙인 어여쁜 마음을 말이지요.



고립과 단절에 지친 이들에게 그림책으로 건네는 위로

오랜 기간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 온 마리야 이바시키나가 첫 그림책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을 펴낸 것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의 일입니다. 전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던 시절이 거짓말처럼 느껴지던 때였지요.  

작가는 팬데믹 이후 거의 유일하게 이전과 다름없이 세계를 이어 주던 온라인망을 이용해 자신과 세계를, 나아가 다른 이들과 세계를 잇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 외국어로 대체 불가능한 그들의 모국어를 수집한 것이지요. 그렇게 모은 수많은 단어 가운데서 각 나라의 정서와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를 추리고, 다시 수많은 사진 자료를 참고해 그 정서와 문화를 누구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면으로 연출해 낸 결과물이 바로 이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이 그림책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단 한마디 언급도 없이, 오랜 고립과 단절에 지친 독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넵니다.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이들이, 심지어 그 감정을 이르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쓰는 이들이 세상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나와 세상이 다시 이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또한 몇몇 이질적인 단어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자아내는 각 나라의 고유한 정서, 그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장면들은 낯설고도 매혹적인 공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가 보지 못했거나 지금 당장은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그곳으로 말이지요. 

이 아름다운 그림책이 누군가에게는 ‘콤무오베레(누군가의 이야기가 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것을 이르는 이탈리아어)’로, 누군가에게는 ‘페른베(아득히 먼 곳에 이끌리는 마음을 이르는 독일어)’로, 누군가에게는 ‘보르프럿(아직 일어나지 않는 기쁜 일을 미리 짐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이르는 네덜란드어)’로 다가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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