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점 백곰
큰곰자리 070

백점 백곰

글쓴이
김유
그린이
최미란
출간일
2023년 02월 20일
형태
152×210㎜ , 반양장 , 92쪽
가격
11,000원
ISBN
979-11-5836-396-3
  • 주제어 모험, 성장, 외톨이
  • 대상 연령 저학년
  • 교과 연계 국어 1-2-10 인물의 말과 행동을 상상해요
    국어 2-1-3 마음을 나누어요
    국어 3-2-1 작품을 보고 느낌을 나누어요

저자 소개

  • 글쓴이 김유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습니다. 바닷마을 작업실 메리응유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림책 《마음버스》, 동화책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 《겁보 만보》, 《무적 말숙》, 《라면 먹는 개》, 《대단한 콧구멍》,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가족이 있습니다》, 《지퍼백 아이》, 인물 이야기 《이중섭》 등을 썼습니다. 

  • 그린이 최미란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어린이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집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누구 없어요?》,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돌로 지은 집 석굴암》,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말들이 사는 나라》, 《삼백이의 칠일장》, 《겁보 만보》, 《무적 말숙》, 《글자 동물원》을 비롯한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집, 잘 가꾸는 법》과 《우리는 집지킴이야!》가 있습니다. 

책 소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을 위한 유쾌하고 따스한 격려!

《겁보 만보》와 《무적 말숙》으로 교사와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김유 작가의 신작!


‘겁보 만보’와 함께 용기를 배우고, 

‘무적 말숙’과 함께 나눔을 배웠다면, 

이번에는 ‘백점 고미’와 함께 

큰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워 볼까?

 

한 고개 넘고, 두 고개 넘고, 세 고개 넘어 

‘외톨이딱지’ 떼러 가자!

고미는 아빠가 기가 막힌 태몽을 꾸고 얻은 귀한 딸입니다. 하얀 아기 곰이 아빠 품에 폭 안기는 꿈이었지요. 게다가 아기 곰을 품에 안으니, 아빠가 손대는 것마다 다 황금빛으로 변하는 게 아니겠어요.

엄마 아빠는 고미가 태몽처럼 큰사람이 될 거라며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미는 날 때부터 백곰처럼 덩치도 우람하고 목소리도 우렁찼거든요. 그뿐이겠어요. 학교에 보내 놓으니 공부도 썩 잘하는 게 아니겠어요.

엄마 아빠는 고미를 큰사람으로 키우겠다며 할머니와 고미만 남겨 두고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갑니다. 고미는 고미대로 그런 엄마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하고한 날 책만 붙들고 살지요. 공부만 잘하면 큰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물론 고미도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큰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걸핏하면 토라지는 통에 같이 놀아 주는 친구가 없습니다. 같은 반 친구 영이 말처럼 마음이 개미 콧구멍 속 코딱지만 한 것이 문제지요. 그 바람에 쉬는 시간에도 혼자 책을 들여다보고 있기 일쑤입니다. 큰사람이 되려면 놀 틈도 없다며 애써 자신을 위로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고미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문제를 꼼꼼히 읽지 않은 탓에 수학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리고 만 것입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새로 전학 온 최고봉은 백 점을 맞았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고미와 달리 틀린 문제를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최고로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 주기까지 합니다. 그런 최고봉을 보고 있자니 최고봉이야말로 진짜로 큰사람인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우리 고미, 오늘은 몇 점 받았는감?” 하고 전화를 걸어 올 엄마 아빠를 생각하니 더더욱 그렇지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마음을 끓이던 고미는 만보와 말숙이가 다녀온 고갯길을 떠올립니다. 만보가 ‘겁보딱지’를, 말숙이가 ‘심술딱지’를 떼고 돌아온 그 고갯길을 말이지요. 《백점사전》을 옆구리에 끼고 집을 나선 고미는 누구를 만나 무엇을 얻고 돌아오려나요? 

 

“네 존재 자체가 백 점이야!”

어른들의 기대와 욕심에 휘둘리느라, 고립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느라, 남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익힐 겨를이 없는 어린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고미도 그런 어린이 중 하나입니다. 고미는 “우리 고미, 오늘은 몇 점 받았는감?” 하고 묻는 엄마 아빠에게 “당근 백 점이지!”라는 대답을 들려줄 생각에 친구들과 어울릴 겨를조차 없습니다. 그나마 정이 많아 가끔 말을 걸어 주는 같은 반 친구 정이에게도 오만 정이 다 떨어지게 대꾸하기 일쑤지요. 학교 공부만 들이파느라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은 배울 기회가 없었던 탓입니다. 그 기회를 철저히 차단한 것은 물론 고미 자신이고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라고는 오로지 백 점을 맞는 것밖에 모르던 고미는 곧 수학 시험에서 ‘한 문제씩이나’ 틀리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러고는 비로소 주변을 돌아보게 되지요. 공부만 최고로 잘하는 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최고로 상냥한 전학생 최고봉을 말입니다.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최고봉을 보고 있자니 쓸쓸한 마음이 밀려듭니다.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외롭게 지내왔는지 깨닫게 된 것입니다. 거기에 또 백 점을 놓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까지 겹쳐, 그 좋아하는 책을 펼칠 마음조차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좌절’이나 ‘절망’은 어린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요. 고미는 금세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 겁보 만보도, 심술딱지 말숙이도 갔던 고갯길로 모험을 떠납니다. 인생 최대의 위기를 인생 최대의 기회로 바꿀 모험을 말이지요. 

고미는 고갯길에서 만난 꼬부랑 할머니에게 《백점사전》을 뒤져 찾아낸 빵 굽는 법을 알려주고 ‘사람 맹글어 주는 쑥떡’과 ‘틀려도 괜찮다’는 말을 선물 받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을 자신과 똑 닮은 호랑이에게 나누어 줍니다. “호랭아, 실패혀도 괜찮구먼. 니가 최선을 다혔으믄 되는 겨. 그리고 호랭이니께 호랭이 모습 고대로도 멋지구먼.” 하는 더 멋진 말로 바꾸어서 말이지요. 나아가 공부만 들이파다 귀신이 되고만 장롱 귀신에게서 지금까지의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것만으로도 넘치게 큰 선물을 받은 셈이지만, 집에 돌아온 고미에게는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미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온 엄마 아빠가 그동안 마음에만 담아 두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이 바로 그것이지요. “엄니 아부지헌티는 우리 고미가 태어나 준 것이 백 점이구먼.” 김유 작가가 이 유쾌한 모험담을 통해 어린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틀려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너는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이미 백 점이야!”

 

글쓴이의 말

 

“겁보 만보, 무적 말숙, 백점 백곰을 응원하고 기다려 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