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글쓴이
김수영
출간일
2023년 05월 18일
형태
125*215㎜ , 반양장 , 264쪽
가격
17,000원
ISBN
979-11-5836-406-9
  • 주제어 그림책, 나, 주체, 타자, 결여, 욕망, 충동, 관계, 무의식, 트라우마, 상실, 애도
  • 대상 연령 일반(성인)

저자 소개

  • 글쓴이 김수영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고, 동대학원에서 강소천 연구트라우마와 애도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라깡임상정신분석협회에서 정신분석 임상가 과정을 수료했다. 서울시립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건국대학교, 협성대학교 등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했고 도서관, 학교, 서점 및 다양한 인문학 단체에서 인문학 강좌를 진행했다. 지은 책으로 내 이름은 퀴마, 사랑해 언니 사랑해 동생이 있다. 프로이트와 라캉으로 다양한 그림책과 동화를 분석하고 강의하며, 동화 창작에도 힘쓰고 있다.

책 소개


 

추천사

그림책의 심리적 치유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정서적 충족감은 어떻게 차오르는가? 어떻게 타인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게 해 주는가? 어떻게 세상으로 나가 나를 찾게 해 주는가? 라캉은 알고 있다. 프로이트도 알려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어렵다. 중재자가 필요하다.

라캉 기반으로 동화와 그림책 분석 작업을 해 온 김수영 박사가 중재에 나섰다. , 그렇구나! 동화 작가답게 쉽고도 명료한 문장으로 풀어 나간다. 이제 다양한 그림책 활동에 깊이가 더해지게 되었다. 김서정(그림책·아동문학 평론가, 번역가)

 

더없이 직관적이면서 함의와 상징으로 그득한 그림책, 그 바다를 헤엄치던 독자가 라캉이라는 섬에 오른다. 그 장면이, 저 장면이, 유독 자신을 강타했던 이유를 골똘히 들여다보게 된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글과 그림의 예술에 끌려 펼친 그림책, 나를 알고 싶어 펼친 그림책으로 라캉을 읽다니! 곧 프로이트·들뢰즈를 읽는 날도 오리라! 동화 작가이자 라캉 연구자인 김수영 선생이 조곤조곤 해설하는 그림책 명작이 새삼 놀랍고 근사해서, 감사하다. 이상희(그림책 시인,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 센터장)

 

이 책은 두 종류 독자에게 모두 유용하다. 라캉을 더 잘 알고 싶은 사람과 그림책을 더 잘 읽고 싶은 사람. 결국 이 책을 덮으며 가장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일 테다!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그 사람을 잊기로 했다. 그의 싫은 부분이 사실은 나의 숨은 욕망이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김수영 작가와 라캉, 그리고 그림책 덕분에!

눈물 경고! 그림책으로 많이 웃은 독자라면 이번에는 울 준비를 하시라.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 자신에게 물어본 적 없는 사람, 물어봐야 하는 줄 몰랐던 사람, 혹은 차라리 모르고 싶어서 애써 덮어 놓았던 사람들 모두 김수영 작가가 이끄는 라캉과 그림책 앞에서 나의 욕망, 나의 진심과 만나게 될 테고, 깨달음과 후련함의 눈물을 펑펑 흘리게 될 테니까 말이다. 전은주(꽃님에미, 제이포럼 대표, 라키비움J발행인)

 

 

개요

수십 년을 살아도 를 이해하고 오롯이 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아동문학 박사이자 라캉 연구자인 저자 김수영의 안내를 따라, 욕망과 무의식, 트라우마 등 라캉의 이론을 바탕으로 친숙한 그림책들을 밀도 있게 읽으며, 그림책이라는 거울에 비친 를 만난다. 애쓸수록 허무해지는 마음을 견디기 어려울 때, 도대체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생각에 움츠러들 때, 짧고 강렬하게 인생의 핵심을 짚으며 인간의 내면에 바투 다가서는 그림책을 펼쳐 보라. 나도 모르는 를 이해할 실마리를 찾는 과정에서 우리를 알아 가고 그 관계 속에서 작으나마 위안을 찾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거치면서, 아이는 모든 것을 다 주던 어머니와 분리되고, 아버지의 세계라 일컫는 상징계에 진입한다. 법과 언어 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붙는다. 이전까지 어머니에게 받은 모든 것, 어머니가 주리라 기대하던 모든 것은 앞으로 철저히 금지된다는 것이다. 금지된 것은 아이의 무의식을 형성하고, 아이는 자기가 원하던 대상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뭔가를 잃어버린 느낌, 그것을 상징계에서 다시 꼭 찾아야겠다는 의지만 남는다. 이게 욕망이다. (55)

 

어린아이를 깊은 숲속에 버리고 냉정하게 가 버리는 엄마라니, 참으로 잔혹한 이야기다. 그런데 아이를 버린다는 것은 사실 어머니와의 분리를 상징한다. 이는 아이가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어머니에게서 버려져야 상징계라고 하는 언어와 법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헨젤과 그레텔을 모질게 내친 새엄마는 도의적으로 누가 봐도 나쁜 사람이지만, 정신분석의 측면에서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속박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선택을 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불행한 제제벨들의 양산을 막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84~85)

 

자유롭고 싶은 아이의 소망을 품은 새는 여우의 위협에도 용감하게 의식으로 날아오르고, 의식의 주체는 여러 동물과 더불어 여우와 여우를 탄생시킨 무의식의 주체에게 손을 내민다. 이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신나게 어울린다. 말하자면 아이는 자유를 소망하지만, 그것을 통제하려는 엄마의 욕망(타자의 욕망)도 함께 받아들인 것이다. 흔히 의 무의식은 온전히 내 것이라고 믿기 쉽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무의식은 이처럼 타자의 목소리, 타자의 담론, 타자의 욕망으로 구성되어 있다. (135)

 

덕지는 장수탕 선녀님을 만남으로써 덕지에게 세상에 엄마 말고도 자기를 지지해 줄 또 다른 타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엄마의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망을 찾아가야 하는 순간, 낯설고 무서운 세상 한편에 자신을 지켜 줄 것 같은, 엄마 아닌 또 다른 어른타자의 존재를 경험한 것이다.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