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매미
작은곰자리 004|あかいセミ

빨간 매미

지은이
후쿠다 이와오
옮긴이
한영
출간일
2008년 07월 10일
형태
210×260㎜ , 양장본 , 32쪽
가격
9,500원
ISBN
978-89-93242-00-3
  • 주제어 거짓말, 죄책감, 양심
  • 수상 내역 일본 전국도서관협회 선정도서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도서
    한우리열린교육 선정도서
    어린이문화진흥회 좋은 어린이책
  • 대상 연령 5세 이상
  • 교과 연계 통합(봄) 2-1-1 알쏭달쏭 나

저자 소개

  • 지은이 후쿠다 이와오

    일본 오카야마현에서 태어났습니다일본아동출판미술가연맹 회원이며따뜻하고 편안한 그림으로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습니다그림책 덜커덩 덜커덩으로 일본에서 그림책에 주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일본그림책상을 받았습니다작품으로 빨간 매미내 맘도 모르면서심부름 기차가 나가신다방귀 만세난 형이니까사유미네 포도고로야힘내!, <방실방실 아기책시리즈 들이 있습니다 

  • 옮긴이 한영

    대학에서 문학과 일본어를 공부했으며지금은 기자이자 번역가로 바쁘게 살아갑니다옮긴 책으로는 여우 세탁소고마워요행복한 왕자온 세상에 친구가 가득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생선이다!엄마가 엄마가 된 날아빠가 아빠가 된 날빨간 매미》 들이 있습니다 

책 소개


 
 

“빨간 지우개를 훔친 뒤, 동생이랑 한 약속을 어겼다. 

죄 없는 매미 날개를 마구 잡아 뜯었다. 친구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나는 자꾸만 나쁜 아이가 되어 간다. 내 마음을 짓누르는 빨간 지우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국어 공책을 사러 문구점에 갔다가 지우개를 훔쳤다! 

세상에는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 대부분은 어른들이 엄격하게 금지하는 일이지요.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도둑질이 나쁘다는 걸 모르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갖고 싶은 물건이 눈앞에 놓여 있고 지켜보는 눈이 없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집니다. 

《빨간 매미》는 “국어 공책을 사러 문구점에 갔다가 지우개를 훔쳤다”는 조금은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됩니다. 아이는 사실 그 지우개가 죽도록 갖고 싶었던 것도 아닙니다. 드물게 빨간색인 지우개가 신기하던 터에 문구점 아줌마가 전화를 받느라 한눈을 파니까 저도 모르게 얼른 주머니에 집어넣고 만 게지요. 그런데 한순간의 충동을 이기지 못한 대가가 너무도 큽니다.

 

아이의 마음속에서 매미 울음소리처럼 커져 가는 불안감과 죄책감!  

집에 돌아와 빨간 지우개를 보고 있자니 점점 겁이 납니다. 그 와중에 속 모르는 여동생은 놀러 가자고 졸라 대니 왈칵 짜증이 치밀어 오릅니다. 친구랑 매미를 잡으러 갔더니 공연히 “숙제는 다 했냐?”고 물어 문구점 아줌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친구한테 화를 낼 순 없으니 죄 없는 매미 날개만 죄 뜯어 놓았지요. 불안감이 거친 행동을 불러오고 거친 행동이 다시 죄책감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 동생이나 친구와는 영 다른 세상에 속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그만 지우개를 돌려주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밤늦도록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던 아이는 까무룩 잠이 듭니다. 그리고 꿈속에서 날개 잃은 빨간 매미를 봅니다. 제 불안감과 죄책감의 상징이자 추락한 양심의 상징에 다름 아닌……. 그리고 용기를 내어 마음을 짓누르는 빨간 매미를  날려 보내기로 합니다.   

 

아이에게 세상과 어른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는 책 

이 책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아이의 당황스러운 고백에 대처하는 어른들의 태도입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되풀이하며 자라납니다. 그런데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아 줘야 할 어른이 아이보다 더 당황한다거나 아이를 윽박지르기만 한다면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될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설사 내가 실수를 하더라도 세상은 나에게 다시 기회를 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주는 게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 아닐까요?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더불어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고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문제를 섬세하고 포착하여 재치 있게 그려 내는 빛나는 재능 

《방귀 만세》와 《난 형이니까》를 쓰고 그린 작가 후쿠다 이와오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문제를 섬세하게 포착하여 재치 있게 그려 내는 재능’을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아이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직설적이고도 간결한 글과 여느 때와는 달리 대담한 구도를 쓴 그림은 아이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생생하게 전해 줍니다. 특히 아이가 즐겁게 목욕하는 아버지와 여동생을 불안하게 흘끔거리는 장면이나 네 활개를 펼치고 잠든 여동생 옆에서 새우처럼 옹송그린 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장면, 화톳불이라도 뒤집어 쓴 듯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엄마에게 안겨 있는 장면 들은 어떤 도덕 교과서보다도 강렬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합니다. 이 이야기를 소년소설로 쓴다면 이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싶어지는 대목들입니다. 기껏해야 스무 장 안쪽의 그림과 원고지 스무 장 안팎의 글로 이루어진 ‘그림책’이 왜 그토록 사람을 매료시키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그림책 가운데 하나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