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림책이참좋아 093

도망쳐요, 달평 씨

액자수(점)
20
액자크기
49x31cm
원화전시 신청

2024 전시일정

도서정보
  • 주제어 가족, 돌봄, 교감
  • 수상 내역 초등 북스타트(책날개) 선정 도서
  • 대상 연령 3세 이상
  • 교과 연계 여름 1-1-1 우리는 가족입니다
    여름 2-1-1 이런 집 저런 집
    도덕 3-3-1 사랑이 가득한 우리 집
저자 소개
  • 지은이 신민재

    홍익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와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지금까지 《또 잘못 뽑은 반장》, 《거꾸로 말대꾸》, 《얘들아, 학교 가자!》, 《눈 다래끼 팔아요》, 《가을이네 장 담그기》, 《왕할머니는 100살》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가을이네 장 담그기》와 《얘들아, 학교 가자!》는 교과서에도 실렸지요. 쓰고 그린 책으로 《안녕, 외톨이》, 《언니는 돼지야!》, 《나무가 사라진 날》, 《어서 와요, 달평 씨》, 《도망쳐요, 달평 씨》, 그리고 《또 만나요, 달평 씨》가 있습니다. 

책 소개



우렁 각시 27대손 달평 씨가 

일일 돌봄 선생님이 되어 돌아왔다!

꾸물꾸물 달평 씨와 말썽꾸러기 삼둥이의 눈치 게임!

 

작가의 말

아이들과 놀다 보면 재미있는 건 잠깐이고, 어느새 슬그머니 딴짓을 하거나 스르르 잠들기 일쑤였지요. 엄마 아빠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여러분이 싫어서가 아니에요. 그저 달평 씨처럼 조금 바쁘고 피곤한 것뿐이랍니다. 기운을 차리면 또 신나게 놀아 주실 거예요. 

 

 

달평 씨가 일일 돌봄 선생님?

콩이네 집에서 겨울을 나고 제집에 돌아와 느긋하게 텃밭을 가꾸던 달평 씨가 느닷없이 납치(?)를 당했어요. 말썽꾸러기 삼둥이가 집으로 데려가 유리병에 가둬 버린 거예요. 물도 먹을 것도 없이 말이에요. 

달평 씨는 삼둥이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유리병을 빠져나와 식탁 위에 놓인 완두콩을 아작아작 먹어치우고는 쑥, 쑤욱, 쑤우욱 몸을 키웠어요. 그러고는 살금살금 삼둥이네 집을 빠져나가려는데, 현관문을 나서기도 전에 그만 삼둥이 엄마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지 뭐예요. 달평 씨가 일일 돌봄 선생님인 줄 안 엄마는 아이들을 맡기고 집을 나서지요. 

달평 씨는 어떻게든 빠져나갈 틈만 노리는데, 이 삼둥이들 아주 만만치가 않네요. 떼쓰고 조르고 투닥거리는 건 기본이고, 달평 씨가 깜빡 잠든 사이에 얼굴에 낙서까지 해 놓지 뭐예요. 잠깐 숨 돌릴 틈도 없이 “이거 해 주세요. 저거 해 주세요.” 하며 달평 씨의 혼을 쏙 빼놓는 삼둥이. 달평 씨는 무사히 돌봄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돌봄은 일방통행이 아니에요

전작 《어서 와요, 달평 씨》에서 가사 도우미(?) 노릇을 하며, 콩이네 가족이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과 봉사에 기댄 안락함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달평 씨. 그런 달평 씨가 이번에는 아이 돌보미로 돌아왔습니다. 전작에서야 얼어 죽을 뻔한 걸 콩이가 구해 준 은혜를 갚느라 집안일을 자청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얼떨결에 아이를, 그것도 셋이나 떠맡게 된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할 노릇이지요. 

삼둥이를 바라보는 달평 씨의 시선은 여느 젊은이, 그리고 육아에 지친 여느 양육자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달평 씨를 다정한 ‘요정 대모’쯤으로 생각했다면 조금 실망스럽겠지만, 달평 씨의 머릿속은 온통 ‘우주 최강 악마들’에게서 벗어날 생각뿐입니다. 상식과 양심에 돌봄의 천성까지 갖춘 터라 꾸역꾸역 밥도 지어 먹이고, 그림책도 읽어 주고, 장단 맞춰 놀아 주는 시늉도 하지만요. 

이래저래 혼이 반쯤 나가 있는 달평 씨지만, 그런 달평 씨라도 아이들은 곁에 있어 주기를, 함께 놀아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근데요, 달평 씨도 많이 바빠요?” “더 있다 가면 안 돼요?” “귀찮게 안 할게요.”라면서 말이지요. 양육자라면 가슴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지요, 

하지만 달평 씨의 마음을 움직인 건 그런 말들이 아닙니다. 돌봄이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거든요. 양육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곧잘 잊어버리곤 하는 그 사실을 따스하게 상기시켜 주는 순간이 말이지요. 

신민재 작가는 달평 씨처럼 쑥, 쑤욱, 쑤우욱 커져서 육아에 지친 양육자의 마음도, 양육자와 보내는 시간이 늘 아쉽기만 한 아이들의 마음도 모두 안아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양육자들이 우주 최강 악마가 사는 지옥 불구덩이로 기꺼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아이들이 자신을 향한 양육자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때까지 다독다독 다독여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면 달평 씨도 다시 삼둥이를 찾아갈 생각인가 봅니다. 달밤에 야구 연습까지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다음엔 같이 야구 하고 싶다.”는 삼둥이의 말을 흘려듣지 않은 것이겠지요. 

 

[베리타스 알파] 2022-11-02 [신간산책] 도망쳐요, 달평 씨